'핫'해진 캠핑 시장, 넘어야 할 과제는

이현석 2021. 10. 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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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타고 성장세 가속화
용품 렌탈·중고 시장도 활성화
높은 수입 의존도 극복은 숙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캠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개인적 여가를 즐기는 트렌드 확산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위축되면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시도가 활발하다.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해외여행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캠핑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캠핑 용품의 경우 수입 의존도가 높다. 미국·유럽 등의 캠핑 용품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국내 캠핑 용품 업체들은 이들을 넘어서야한다. 업계에서는 자체적인 노력 이외에도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캠핑이 '대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캠핑 인구는 7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시장 규모도 성장했다. 2016년 1조5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캠핑 시장은 지난해 4조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올해 5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유통·플랫폼업계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9년부터 6개월 주기로 2030세대 직원이 주축인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올해 이 TF는 등산·캠핑 등 야외활동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 '디그디그 액티비티'를 선보였다. 최근 다이소는 할로윈 데이 캠핑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굿즈를 내놨다. 대형마트도 캠핑족들을 겨냥한 육류 등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캠핑 입문의 진입장벽이었던 높은 용품 가격도 중고거래를 통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냉장고·의자·침대·테이블·화로 등 주요 캠핑용품 가격은 전년 대비 최대 50% 가까이 낮아졌다. 물품 가격 하락으로 더욱 많은 소비자들이 캠핑을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용품 대여 시장도 성장세다. 아웃도어 장비 대여 플랫폼 라이클의 지난 3분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17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캠핑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는 예전부터 많았지만, 상품 수가 적고 가격이 높은 점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였다"며 "최근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용품에 대한 접근성도 개선됐고, 그 결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관심의 중심'에 선 이유

캠핑 시장은 오래 전부터 조금씩 성장해왔다. 1990년대 국민소득이 증가하자 여가 수요도 늘었다. 하지만 당시 전국의 국립공원 등 주요 관광지는 대부분 취사·야영을 금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여가 수요 대부분은 주요 관광지에 집중됐다. 이 시기 콘도·펜션·호텔 등이 활발히 개발됐던 이유다.

상황은 2010년대부터 바뀌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며 주요 캠핑 커뮤니티가 자리잡았다. 여기에서 전국 각지의 '캠핑 스팟'이 활발히 공유됐다. 또 SUV 차량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으며 개인이 캠핑 용품을 수월하게 옮길 수 있게 됐다. 지자체들은 앞다퉈 캠핑장을 건립했다. 개인 소유의 유휴지들도 캠핑장으로 재개발되면서 인프라가 급성장했다.

캠핑 시장은 최근 들어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코로나19는 시장 성장을 촉진시키는 촉매였다. 하늘길이 막히며 해외여행이 위축됐다. 국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모이는 관광지로 여행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다. 자연스럽게 여가 수요가 캠핑에 집중됐다. 소규모 인원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캠핑카 튜닝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정책적 지원까지 이어졌다.

시장이 성숙해지자 더욱 다양한 유형의 캠핑도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차량을 이용한 가족 단위 캠핑족들이 시장 주축이었다. 반면 최근에는 1~2인이 최대한 간단한 장비를 활용해 캠핑을 즐기는 '미니멀캠핑'과 '차박' 등이 유행하고 있다. 또 개인화 트렌드를 타고 새로운 캠핑 스팟을 발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시장의 '빛과 그림자'

업계에서는 캠핑 시장이 당분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더라도 해외여행이 당장 재개되기는 어렵다. 또 유통·플랫폼 업계를 통해 용품 보급 등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캠핑카 시장 역시 성장하고 있어 캠핑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도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캠핑이 주요 여가로 자리잡는 등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현재 캠핑 용품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캠핑용품의 무역수지는 약 980억원 적자였다. 6개월만에 지난해 전체 무역수지 적자의 90% 가까이를 기록했다. 주요 수입 국가는 미국·독일·일본 등이었다. 중국·베트남·태국·방글라데시 등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캠핑용품 수출입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수출입 품목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졌다. 조리용 기구, 가열판 등 '캠핑 기초 용품'은 수출이 많았다. 반면 텐트·방수포·침낭·캠핑카 등 물품은 수입이 압도적이다. 특히 취침용품·캠핑카 등은 수입품의 비중이 95%를 넘어섰다. 고가·고수익 품목일수록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제품 다변화와 품질 향상 등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케팅 등 정부 차원의 지원도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캠핑 시장은 이미 활성화돼 있지만 캠핑 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향후 세계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을 고려하면 기술력을 보다 키워야 한다"며 "업계가 공격적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함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활발한 수출을 위해 지원해야 캠핑이 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tryo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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