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랑 사병의 머리길이 다를 이유 없다..규정 단일화

권혁철 2021. 10. 25. 15: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노랫말은 군 입대로 머리카락이 짧게 '잘린' 젊은이의 서글프고 아픈 심정을 노래했다.

부대의 군기 유지와 위생 관리를 위해 두발 규정이 필요하지만, 병사와 간부가 같이 생활하고, 전쟁 나면 같이 싸우는데 왜 머리카락 길이가 다르냐는 것이다.

해군 두발 규정을 보면, 병사는 스포츠형을 하되, 머리카락 길이는 앞머리 5㎝, 윗머리 3㎝ 이내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불합리한 차별"..국방부, 육·해·공 각군 특성 반영해 개선안
육군훈련소 입영 준비사항에서 안내하는 입영시 두발 기준. 육군훈련소 누리집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노랫말은 군 입대로 머리카락이 짧게 ‘잘린’ 젊은이의 서글프고 아픈 심정을 노래했다.

짧은 머리는 군인의 상징이지만, 계급에 따라 허용되는 머리카락 길이는 다르다. 육군의 경우 간부(장교·부사관)는 가르마를 타고 머리를 단정히 손질해야 하며, 모자를 썼을 때 양쪽 귀 상단에 노출되는 머리가 1㎝ 이내로 단정해야 한다. 이와 달리 육군 병사는 앞머리·윗머리는 3㎝ 안팎, 옆머리·뒷머리는 1㎝ 이내인 스포츠형 머리만 가능하다.

이르면 올해 안에 군 간부와 병사의 두발 규정이 통일된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13일 민관군 합동위원회가 작전·훈련 등 부대별로 상이한 임무 특성을 고려해 각 군별로 두발 규정 개선안을 검토하도록 권고했다”며 “이에 따라 현재 각 군별로 개선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민관군 합동위원회는 “신분별 불합리한 차별을 개선하라”며 간부와 병사의 두발 규정 단일화 등 ‘병영문화 개선' 권고안을 내놓았다. 국방부가 각 군이 검토한 개선안을 취합해 최종 지침을 마련하면, 올해 안에 군 간부와 병사 간 두발 규정 차별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발 규정 개선의 핵심은 간부와 병사 간 차등을 두지 않는 것이다. 계급과 상관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두발 유형을 선택할 수 있으면, 병사들도 ‘간부형 머리'를 할 수 있게 된다.

몇년 전부터 계급에 따라 두발 규정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군 안팎에서 계속 나왔다. 부대의 군기 유지와 위생 관리를 위해 두발 규정이 필요하지만, 병사와 간부가 같이 생활하고, 전쟁 나면 같이 싸우는데 왜 머리카락 길이가 다르냐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민간단체인 군인권센터가 국가인권위원회에 관련 진정을 냈고, 인권위는 국방부에 ‘사회적 신분에 따른 평등권 침해의 차별 행위이므로 각 군 규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진정 내용을 전달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공군 19전투비행단이 군기준수 캠페인 때 안내한 공군 장병 두발 기준. 19전비

현재도 육·해·공군, 해병대 병사의 머리카락 길이는 조금씩 다르다. 해군 두발 규정을 보면, 병사는 스포츠형을 하되, 머리카락 길이는 앞머리 5㎝, 윗머리 3㎝ 이내이다. 해군 병사의 앞 머리 길이가 육군(3㎝)보다 길다. 함정에서 해상 근무를 할 때 이발하기 쉽지 않고, 유사시 바다에 빠졌을 때 머리카락을 잡고 구조하기 쉽도록 해군 병사의 머리카락 길이가 길다고 알려져 있다.

공군 병사 머리카락 길이는 앞머리가 5㎝, 윗머리 3㎝ 이내로 돼 있다. 공군 훈련병은 2019년까지 삭발했다. 공군은 민간인에서 군인으로의 신분을 전환하는 군인화 교육, 전염병 확산 방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훈련병에게 삭발을 시켰다가 ‘인권 침해’라는 인권위의 개선 권고에 지난해부터 훈련병 머리도 ‘스포츠형’으로 바꿨다.

해병대 장병 머리카락 길이는 가장 짧다. 간부는 앞머리 5㎝, 귀 상단 2㎝까지 올려 깎는 ‘상륙형’, 병사는 앞머리 3㎝, 귀 상단 5㎝까지 올려 깎는 ‘상륙돌격형’이다. 이는 적진 상륙을 주 임무로 하는 해병대의 강인함을 상징한다.

앞으로 구체적 두발 유형은 훈련·작전 수행상 필요성, 부대별 상이한 임무 특성 등을 고려해 군별로 검토해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