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잔재 청산' 합천 시민사회, 오월영령 무릎 참배(종합)

김혜인 2021. 10. 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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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18민주묘지서 무릎 꿇고 '일해공원 막지 못했다' 사죄
'전두환 기념비' 짓밟아…전씨 국립묘지 안장 반대 촉구
윤 전 총장 '전두환 정치 잘했다' 발언 규탄 기자회견도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두환 국립묘지 안장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경남 합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추모탑 앞에서 분향을 마친 뒤 무릎 참배를 하고 있다. 2021.10.25.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김혜인 기자 =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잔재물 청산 운동을 펼치는 경남 합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5일 광주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참배했다.

단체는 경남 합천 일해공원 등 전씨 찬양 잔재물 청산과 전씨 국립묘지 안장 반대를 촉구하는 한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최근 '전두환 옹호' 발언도 강력 규탄했다.

전두환 적폐 청산 경남운동본부 준비위원회(적폐 청산 경남본부 준비위) 회원 20여 명은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추모탑 앞에서 분향·묵념을 마친 단체 회원들은 무릎을 꿇은 채 열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전씨 고향인 경남 합천군 소재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이 지난 2007년 전씨의 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명칭이 바뀐 것을 막지 못해 참회하겠다는 취지다.

김영준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 운동본부 대표는 "41년 전 5·18 민중항쟁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왔다. (열사)들의 가슴에 품고 실천하고자 했던 민주적 대동세상, 평화와 평등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노력들을 이어받지 못하고 부족했던 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사는 합천에는 전두환의 호를 딴 공원이 버젓이 생겼다. 이를 막지 못하고 바로잡지 못한 부족함과 미흡함을 이 자리에서 무릎 꿇고 반성하고자 한다"고 참배 의의를 말했다.

단체는 민주의문 방명록에 '5·18 민주영령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전두환 학살자 잔재물 청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1년 전 그 날을 늘 잊지않고 있습니다. 전두환 추종 세력의 부활을 반드시 막겠습니다' 라고 썼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두환 국립묘지 안장 반대 등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경남 합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5일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 입구 땅에 박혀 있는 '전두환 기념비'를 밟고 있다. '전두환 기념비'는 1982년 전두환씨의 전남 담양군 방문을 기념해 세워졌던 비석으로,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비석의 일부를 떼어내 가져와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설치했다. 2021.10.25. wisdom21@newsis.com


단체 회원들은 묘지사무소 직원 안내에 따라 류동운 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인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묘지 입구에 설치된 전씨의 1982년 전남 담양군 방문 기념비를 거듭 짓밟으며 적폐 청산 의지를 다졌다.

오후엔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별관 1층에서 5·18부상자회·오월어머니회·5·18기념재단 등 오월단체와 함께 간담회를 열고 '일해공원' 명칭 변경과 전씨 국립 묘지 안장 반대를 강조했다.

일해공원은 전씨 고향인 경남 합천군 합천읍에 있다. 기존에는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이었으나, 지난 2007년 전씨의 아호(雅號·본명 외에 부르는 이름)를 딴 명칭이 새롭게 붙여졌다.

공원 명칭 변경과 함께 입구에는 전씨의 친필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졌다. 표지석 뒷면엔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전씨 찬양·기념 잔재물로 평가된다.

간담회에서 적폐 청산 경남본부 준비위 관계자는 "합천엔 일해공원을 유지하려는 국민의힘과 지역 세력이 많다. 전두환 관련 기념비·상징물을 지우기 위한 오월단체의 협력과 광주시민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농민회와 노조를 중심으로 국립묘지 안장 반대 운동도 펼치고 있지만, 지역민 참여도가 낮은 상황이다. 조오섭 의원이 발의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국립 묘지에 안장 되지 못하도록 하는 '국가장법 개정안'이 일 년 넘도록 잠자고 있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두환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는 2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씨 옹호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2021.10.25.hyein0342@newsis.com

이어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 했다"는 옹호 발언을 한 데 대해 성토했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은 얄팍한 역사관과 정치 철학을 드러냈고, 당 최고위원은 이를 두둔하고 있다. 전두환은 학살자고, 국민을 총칼로 죽인 범죄자다. 끝내 5.18 영령들과 국민 앞에 사죄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유감 표명 뒤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과 먹는 개 사진과 사과를 잡은 돌잡이 사진을 올리며 국민을 조롱했다"고 꼬집으며 "국민의힘은 전두환을 공적으로 옹호·찬양하는 것이 당 입장에 위배된다는 점을 당원들에게 널리 알리고, 이를 공직선거 후보 공천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전두환 적폐 청산 경남운동본부 준비위원회는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 운동본부'를 중심으로 결성을 앞두고 있다.

[합천=뉴시스] 합천 일해공원 표지석. (사진=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 제공). 2020.06.09.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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