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규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 대규모 커미션 작품 공개

박지현 2021. 10. 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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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 양혜규가 중동 지역 최초로 열린 '2020 두바이 엑스포'의 야외 현대미술 전시에서 대규모 커미션 신작을 선보였다.

25일 국제갤러리에 따르면 2020 두바이 엑스포의 기획자로 초빙된 이집트 출신의 큐레이터 타렉 아부 엘 페투는 함라 아바스, 올라푸 엘리아슨, 잉카 소니바레 등을 비롯한 11명의 작가들에게 '2020 두바이 엑스포' 내 여러 공공장소를 위한 작품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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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 - 방울방울 육음조' (2021) /사진=국제갤러리
[파이낸셜뉴스] 미술가 양혜규가 중동 지역 최초로 열린 '2020 두바이 엑스포'의 야외 현대미술 전시에서 대규모 커미션 신작을 선보였다. '2020 두바이 엑스포'는 지난 1일 개막해 내년 3월 31일까지 진행된다.

25일 국제갤러리에 따르면 2020 두바이 엑스포의 기획자로 초빙된 이집트 출신의 큐레이터 타렉 아부 엘 페투는 함라 아바스, 올라푸 엘리아슨, 잉카 소니바레 등을 비롯한 11명의 작가들에게 '2020 두바이 엑스포' 내 여러 공공장소를 위한 작품을 의뢰했다. 타렉 아부 엘 페투는 특히 광학과 시지각 분야의 선구적 연구로 유명한 아랍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 물리학자인 이븐 알하이삼의 철학에 주목해 이번 출품작들을 통해 세상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상상력이 발휘하는 지대한 영향을 새삼 상기해 보고자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양혜규는'두바이 엑스포'의 M1 공간에 거대한 규모로 확대된 행성계 모형을 연상시키는 조각 작업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 - 방울방울 육음조'를 제안했다.

양혜규는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을 기획하며 이븐 알하이삼의 눈부신 업적 중 특히 달에 대한 논의에 착안했다. 총 일곱 권으로 구성된 저서 '광학의 서'에서 알하이삼은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달의 크기가 달리 보이는 착시 현상에 대해 논한 바 있다. 이를 지각의 문제로 삼은 그는 달은 하늘에 떠 있을 때 더 가깝고, 따라서 더 작게 느껴지며, 반면 지평선에 위치할 때 더욱 멀고 크게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양혜규의 신작은 지각 방식에 의거한 이러한 개념을 그림자, 빛, 움직임 및 소리의 상호 작용 등의 간섭 요소들과 관람객의 위치 변화를 통해 풀어냈다.

이 작품은 놋쇠, 은, 구리로 도금된 방울로 제작됐으며 2013년부터 지속된 '소리 나는 조각' 연작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소리 나는 조각'과 비슷한 맥락으로 여러 문명에 걸쳐 목격할 수 있는 다양한 영적, 문화적 전통 안에서 방울이라는 재료가 지닌 은유적이고도 물리적인 잠재력을 모색한다. 특히 이 연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둥근 구체(球體) 형상은 방울의 모양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주위 환경, 시야, 의식, 나아가 우주에 존재하는 행성들의 몸체를 연상시키기에 이른다.

'두바이 엑스포'를 위해 작가는 자신만의 가상 '태양계의'를 개발했다. '태양계의'란 태양계 내의 행성 및 위성의 위치와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고안된 기계모형이다. 태양을 상징하는 구와 그를 둘러싼 여러 행성으로 구성된 이 모형은 대부분 태엽 장치로 작동하게끔 정교하게 설계됐다. 우주의 모양새를 모방하여 궁극적으로 행성의 궤도를 보여주고자 의도했지만 그 크기와 비율은 정확한 계산에 따른 것은 아니다. 유사 태양과 이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여섯 개의 부분 '소리 나는 달'로 구성된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은 스테인리스강 구조물 위에 금, 은, 구리색으로 도금된 방울로 치장한 구체 일곱 개로 설치돼 완성된 형태를 이룬다. 구체는 지름 50cm, 70cm, 100cm, 130cm 크기로 제작됐으며 순환적 움직임이 부각되는 이슬람 문화 특유의 대칭적인 기하학무늬를 응용해 하부 골조를 장식하는 6중 문양을 표현했다. 원을 여섯 갈래로 균등하게 쪼갠 결과로 나타나는 기하학적 다각형 무늬는 만개하는 꽃을 연상시키며 무한한 진화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슬람 문화 특유의 4중, 5중, 6중 분할로 만들어 내는 이슬람 장식 문양은 양혜규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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