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두절 40분, 주식 거래 최대 1조원 피해.. KT, 보상 안 해준다

정해용 기자 2021. 10. 25. 14: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5일 오전 40분간 KT의 전산 장애로 주요 증권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거래가 마비되면서 많게는 9600억원가량의 거래가 체결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번 사건은 통신사인 KT의 네트워크 경로설정(라우팅) 오류로 발생한 전산 장애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고 하더라도 증권사들이 이를 보상해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T, 오전 중 40분 간 전산장애
증권사 결제시스템 먹통에 투자자 피해
증권사 책임 아니라 보상 어려울 듯

25일 오전 40분간 KT의 전산 장애로 주요 증권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거래가 마비되면서 많게는 9600억원가량의 거래가 체결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증권회사의 민원센터에는 주식 거래를 하지 못해 손실을 봤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들도 투자자들의 피해를 확인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피해액은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이번 사건은 통신사인 KT의 네트워크 경로설정(라우팅) 오류로 발생한 전산 장애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고 하더라도 증권사들이 이를 보상해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T 인터넷망 장애로 25일 오전 경남 창원시 한 무인 카페에 '네트워크 연결 상태 확인 요망'이라는 알림 메시지가 떠 있다. / 연합뉴스

25일 조선비즈가 한국거래소의 개인투자자 일 거래대금 통계를 통해 40분간의 결제대금을 분석한 결과 이날 발생한 40분간 거래된 금액은 9597억원가량이다. 최근 개인투자자가 1거래일 동안 29조4000억원 안팎을 거래하고 있는데 이를 1일 총 거래시간인 390분과 KT의 통신 시장점유율(32%) 등을 대입시켜 분석한 결과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 부서를 통해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아직 장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지는 못한 상태”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결제 시스템의 통신망을 KT뿐 아니라 SK텔레콤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결제망이 멈춘 것은 아니고 일부 투자자들이 결제가 지연 된 것”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KT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인터넷이 안되니까 접속이 안 됐을 수 있다”며 “자체 MTS, HTS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 고객들의 피해액을 일일이 따로 환산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 현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지만 증권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KT 통신망 자체가 문제가 생긴 것이라 당장은 어느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는지를 파악할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문제는 이렇게 전산망이 갑자기 멈췄는데도 손해를 보상받을 방법도 막막하다는 점이다.

증권사의 책임으로 결제가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민원 제기나 소송 등으로 피해를 증권사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KT의 라우팅 오류로 인해 불가피하게 증권사의 결제시스템이 영향을 받은 것이어서 이번 사태는 피해가 확인되더라도 증권사가 보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증권회사 관계자는 “귀책사유를 따져봐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증권회사 책임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종목토론방의 투자자는 “단타(단기투자)를 했었는데 전산망이 끊겨 망했다”며 “책임을 지라”고 토로했다.

주식투자자 고모씨(31)도 “갑자기 MTS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팔려고 했던 주식을 못 팔았고 다시 전산시스템이 회복된 후에는 매도하려는 가격이 아니라 오늘 매도 계획을 접었다”며 “황당하다”고 말했다.

KT 측은 보상을 검토 중이다. 다만 구체적인 보상책이 나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KT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이 집계되지 않아 정확한 보상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보상책에 대해 검토 중”이라면서 “추후 파악하면 알리겠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