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합해 138세, 산전수전 노감독의 월드시리즈
[스포츠경향]
2021시즌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휴스턴과 애틀랜타의 대결로 좁혀졌다.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베테랑 노장 감독들의 지략 대결이다. 둘의 나이를 합해 138세다. 경험은 풍부하지만 둘이 걸어 온 길은 사뭇 다르다.
휴스턴을 이끄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72)은 메이저리그 감독만 24시즌을 치렀다. 1993년 샌프란시스코 감독으로 데뷔했으니 데뷔 연도로 따지면 29년차 감독이다. 샌프란시스코(1993~2002), 시카고 컵스(2003~2006), 신시내티(2008~2009), 워싱턴(2016~2017)을 거쳐 2020년부터 휴스턴 감독을 맡고 있다. 사인 훔치기 홍역을 치른 휴스턴은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베테랑 감독 더스티 베이커를 영입했다.
예전 스타일의 야구를 하는 ‘올드 스쿨’ 감독이지만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능력은 탁월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마치 시인처럼 이야기한다. 사인 훔치기 전력 때문에 메이저리그 팬들로부터 휴스턴이 ‘악당’ 취급을 받는 가운데서도 여론의 공격에 여유있는 유머로 응대했다. 경기 중 이쑤시개를 입에 물고 있는 것은 베이커 감독의 ‘시그니처’다. 2002년 샌프란시스코 시절 월드시리즈에 올랐고 이번에 휴스턴을 월드시리즈에 올리며 양대리그 챔피언 감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애틀랜타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66) 역시 백전노장이지만 화려한 베이커 감독과 달리 마이너리그 코치 생활이 길었다. 1977년 애틀랜타에 입단했지만 빅리그 데뷔는 실패했다. 은퇴 뒤 애틀랜타에 남아 마이너리그 코치를 시작했다. 마이너리그 감독 생활만 15년을 보냈고, 지난 2016년 애틀랜타 감독이 됐다. 베이커 감독은 44세 때 빅리그 감독이 됐는데 스니커 감독은 환갑이 넘은 61세 때 빅리그 감독으로 데뷔했다.
61세 초보 감독에 대한 걱정의 시선이 컸다. 애틀랜타는 강력한 세대교체에 나서며 ‘영 애틀랜타’를 표방하던 때였다. 팀 주축 타자인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와의 나이차이가 42살이나 됐다. 되려 ‘할아버지 리더십’이 통했다. 오랫동안 마이너리그 감독을 치르면서 수많은 어린 선수들을 겪은 경험이 통했다. 스니커 감독은 2018시즌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뒤 “내가 가진 장점은 오랫동안 해 봤으니 야구가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가을, 많은 팀들이 마운드 변칙 운영을 할 때 휴스턴과 애틀랜타는 비교적 익숙한 ‘정공법’을 통해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화려하지 않을지라도 노장 감독의 야구에서는 잘 익은 와인의 향기가 난다. 실제 베이커 감독은 나파 밸리의 와이너리 소유주다.
휴스턴과 애틀랜타는 27일부터 7전4선승제 시리즈를 치른다. 1차전 선발로 휴스턴은 프람베르 발데스를 애틀랜타는 찰리 모튼을 예고했다. 발데스는 제구 불안을 ‘심호흡법’으로 극복한 투수다. 모튼은 38세 베테랑이지 30대 중반에 구속이 빨라진 ‘대기만성’ 투수다. 두 투수의 성장기도 노장감독들의 야구 스타일과 묘하게 닮았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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