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은 '큰 형님' "하루하루가 피 튀기지만 소중해"

김하진 기자 2021. 10. 2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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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지난 24일 사직 한화전에서 역전 적시타를 치고 달려나가는 롯데 이대호.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가 베테랑의 힘으로 실낱같은 5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는 25일 현재 64승7무68패 승률 0.485로 8위에 자리하고 있다. 순위는 5강에서 저만치 멀어져있지만 승차가 크지 않다. 5위 SSG와 3경기 차이다.

이런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이대호(39·롯데)의 활약 덕분이다. 이대호는 최근 2경기 연속 결정적인 안타를 때려냈다.

양 팀이 합쳐 장단 27안타를 뽑아냈던 지난 23일 사직 롯데-한화전에서 거의 패색이 짙었던 8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건 이대호였다.

난타전 양상으로 진행됐던 이날 경기는 8회초까지만해도 15-10으로 한화가 앞서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8회말 상대 실책을 틈타 한 점을 따라잡았고 안치홍이 2타점 적시타를 쳐 추격했다. 한화는 강재민을 올리며 불을 끄려 했지만 이대호는 2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 15-15, 동점으로 만들었다. 홈런을 친 후 크게 기뻐하지 않고 무표정으로 베이스를 돈 이대호였지만, 롯데는 덕분에 이날 패배하지 않을 수 있었다.

다음 날에도 이대호는 천금같은 안타를 쳤다. 이날 한화 선발 장민재와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가 호투를 펼쳐 전날과 다르게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2-2로 팽팽하게 맞붙은 상황에서 이대호는 다시 약속의 8회를 이끌어냈다. 8회말 1사 2루에서 신정락을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쳐 균형을 깼고 롯데는 9회초 마무리 김원중을 올려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사실상 이대호는 선수생활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대호는 롯데와 2년 계약을 하며 잔류했다. 동시에 자신의 은퇴시기도 2년 후로 정했다. 우승하면 기부를 하겠다는 ‘우승 옵션’도 걸었다. 하지만 올시즌 롯데는 가을야구 탈락 위기에 놓여있다. 이번 시즌 이대호의 남은 경기도 많지 않다. 롯데는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대호는 시즌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우리 팀이 분위기가 괜찮은데, 아쉽게도 요즘 몇 경기 안 남았다”며 “하루하루가 피 튀기는 분위기이지만 반면에는 또 소중하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올시즌 자신의 주 포지션인 1루수보다는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기가 잦아진 이대호는 어디서든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다. 25일 경기에서도 1루 수비를 거뜬히 소화한 그는 “팀에 폐를 끼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언제든지 자신있다”며 “필요하다면 수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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