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이승현이 바라본 라둘리차와 이종현 활약은?
고양 오리온은 수원 KT, 원주 DB와 함께 4승 2패를 기록하며 공동 2위다. 서울 SK와 개막전에서는 87-105로 졌지만, 이내 3연승을 달리며 안정을 찾았다. 지난 23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대결에선 95-67, 이번 시즌 최다인 28점 차 대승을 거두며 2위에 자리잡았다.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라둘리차와 이종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라둘리차는 7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기록상 뛰어나지 않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현대모비스에게 승리한 뒤 “라둘리차도 마찬가지고,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가 있는 게 좋았다”며 “기록을 보면 그렇겠지만, 선수들도, 코치들도 (라둘리차의) 하려는 의도가 굉장히 좋았다고 한다”고 했다.
이종현은 17점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오리온으로 이적한 이후 가장 많은 득점이다.
강을준 감독은 “100%가 아니다. 예전부터 미래를 보고 데려왔다고 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을 거다. 이렇게만 해도 잘 하는 거다. 슛 감이 좋다”며 “자신있게 하라고 한 것도 있지만, 이승현과 같이 개인운동하며 자신감이 회복되었다. 자신감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가 분명 있다. 본인이 경기를 뛰니까 슛도 들어가고, 차곡차곡 점수가 쌓이니까 더 자신감이 쌓인다. 3점슛도 한 번씩 던지라고 했는데 오늘 하나 넣었다”고 이종현의 활약에 만족했다.
라둘리차와 이종현의 선전은 이승현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승현은 현대모비스와 경기 중 라둘리차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눴고, 이종현과 오프 시즌 동안 함께 훈련하며 땀을 흘렸다.
이승현은 라둘리차와 하이-로우 게임을 하며 라둘리차에게 어시스트도 했다. 두 선수의 하이-로우 게임은 강을준 감독의 주문 내용이기도 하다.
이승현은 “제 슛 기회이면 던지지만, 둘리가 (골밑에) 자리를 잡고 있을 때 패스를 준다. 원래 골밑에서 자리 잡기 힘들다. 그럴 때 넣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패스를 하려고 한다. 센터는 센터 마음을 잘 안다”며 “둘리가 슛이 없는 선수가 아니라서 제가 미스매치면 제가 골밑으로 들어가면 된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께서 주문하셨고, 둘리도 할 줄 알기에 그런 것도 경기를 하며 조율한다”고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라둘리차는 시즌 개막 전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
이승현은 그럼에도 “자기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우리 팀의 시스템이 다른 게 있다. KBL 적응도 힘들어 한다. 이건 시간이 지나면 적응을 할 거다”며 “골밑에 있는 존재감만으로도 큰 역할을 한다. 농구는 신장이 큰 선수가 골밑에 있으면 존재감이 다르다. 그런 부분이 엄청 큰 비중을 차지한다. 둘리가 골밑에 서 있기만 해도 큰 힘이 된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승현은 오프 시즌 동안 이종현과 어떤 훈련을 했는지 묻자 “원래 7월 중 대표팀에 차출될 뻔 했는데 안 갔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났다”며 “종현이와 야간에 슈팅부터 시작해서 무빙슛, 1대1, 포스트 드릴 등 서로 계속 연습했다. 종현이도, 저도 아직 반도 안 보여줬다. 종현이가 연습한 것에 비해 플레이에서 보여주는 건 반도 안 되기에 차츰 더 좋아질 거다”고 기대했다.
오리온은 25일 열리는 9위 창원 LG와 맞대결에서 승리하면 서울 SK와 공동 1위에 오른다.
이승현은 “저는 모든 팀들을 순위에 상관없이 저희와 동등하다고 생각한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고, 한 발 더 뛰고, 수비를 더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서 승부가 나뉜다고 본다”며 “시즌 초반 우리가 상위권에 있다고 해도 선수들 모두 여기에 안주하지 않는다. 현대모비스와 경기서 잘 했으니까 오늘 경기까지 잘 해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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