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KT예요?".. 통신 마비에 자영업자·재택 근무자 '멘붕'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22일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부터 시작된 KT 통신 장애에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A씨가 “인터넷이 되지 않아 결제는 물론 노래도 못 튼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KT는 약 1시간 동안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결제’였다. 정상적으로 결제가 되지 않자 자영업자들은 오랜만에 동전과 지폐를 꺼냈다. 또 스마트폰이 되는 이용자에게는 계좌 이체를 부탁하기도 했다. 아예 결제를 포기한 곳도 있었다. 40대 B씨는 “막 병원을 다녀왔는데, 10분정도 결제가 되지 않자 그냥 가라더라”라고 했다.
상황이 이러자 “통신사 KT인가요?”라며 묻는 통신사 인증이 온·오프라인에서 이어졌다. 이날 A씨 카페에는 인근 가게 사장이 서너명 찾아왔다. 이들 사장의 첫 마디는 “여기 (통신사) KT인가요?”, “결제가 되지 않아 답답하네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등 불만을 토로했다.
재택 근무자도 당황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30대 B씨는 숨을 헐떡이며 카페 문을 열고 “여기 KT예요?”라고 물었다. KT라는 대답을 듣자 다른 카페로 뛰어갔다. B씨에게 ‘무슨 일이 급하시냐’라고 묻자 “재택 근무하며 화상 회의 중이었다. 내 발표 차례였는데 갑자기 인터넷이 되지 않으면서 말 그대로 ‘멘붕’(멘탈 붕괴)이다”라고 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나는 SK라서 인터넷에 문제없는데, 회사(상사)가 답장이 없다”, “문자로 연락해야 하는 거냐”, “회사 서버에 접속 안 되는데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등 대응 방법을 몰라 답답함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졌다.
반면 배달 기사들은 예상치 못한 휴식 시간이 생겼다. 배달 주문받는 앱은 오전 11시부터 점심시간을 앞두고 알람이 쉬지 않지만, 이날은 잠잠했다. 카페를 찾은 한 배달 기사는 “최근 1년 중 가장 조용한 점심시간”이라며 “원래는 (배달 주문) 알람이 쉬지 않고 오는데, 조용하니 이상한 기분도 든다”라고 했다.
한편 KT 통신 장애로 실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자 온라인상에서는 사이버 테러의 위험성을 간접 체험했다는 글이 이어졌다. 이날 KT가 통신 장애 원인으로 서비스 거부 공격(디도스·DDoS)이라고 밝히자 한 네티즌은 “인터넷이 되지 않자 나도 모르게 인터넷에 접속해 ‘왜 안 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찾으려 했다”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KT가 이 정도로 취약하다니 더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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