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다 잡았던 승리' 놓친 매드 라이온즈, 뭐가 부족했나
(MHN스포츠 이솔 기자) 경기 스코어는 3-0이다. 그러나 매드가 순간순간 보여줬던 기세는 담원 기아의 전승을 충분히 꺾을만 했다.
지난 24일 오후 9시,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뢰이가르달스회들 실내 스포츠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1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8강 경기에서는 LCK와 LEC의 우승자, 담원 기아와 매드 라이온즈가 맞붙었다.
경기에서는 매 세트에서 매드 라이온즈가 무언가를 먼저 시도하며 약팀이 강팀을 이기기 위한 '정석'과도 같은 방법을 시도했다. 그러나 매드 라이온즈는 끝끝내 내면의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했다.
매드 라이온즈는 1세트 경기시간 5분, 바텀라인에서 기세좋게 먼저 교전을 유도한다. 미스포츈-라칸(고스트-베릴)에 비해 아펠리오스-레오나(카르찌-카이저)조합이 상대적으로 전면전에서는 강한 조합이었으며, 정화와 힐로 원거리딜러의 스펠 차이도 있던 만큼, 라인전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유럽에는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 매드의 봇 듀오는 '후퇴 기능'을 상실한 8톤 트럭과도 같은 조합으로, 한 번 진입하면 본인들이 죽더라도 상대팀을 몰살시켜야 하는 '필사즉생, 필생즉사'조합이다.
실제로, 서포터인 카이저는 이 '필사즉생'을 잘 따르며 베릴을 먼저 끊어내는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만약 카르찌가 죽음을 각오하고 함께 앞으로 향했더라면, 최소 400골드의 가치가 있는 베릴을 본인의 손으로 잡아냄과 동시에, 미스 포츈의 점멸을 소모시킬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원거리딜러 카르찌는 내면의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후퇴하며 의미없는 스펠 낭비(힐-점멸)와 함께 허무한 죽음을 당한다.
결국, 유리한 상성에도 불리한 스펠 상황으로 이를 살리지 못한 매드의 바텀 라인은 지속적으로 고스트-베릴에게 밀렸고, 카르찌는 아펠리오스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채 걸어다니는 ATM기로 전락했다.
이는 2세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르반은 레드-칼부-두꺼비라는 변칙적인 정글 동선으로 탑에서 칸을 후벼팠고,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며 '상체 게임'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상대가 진-레오나라는 뚜벅이 조합을 꾸린 것은 물론, 카르찌도 미스포츈이라는 안정적인 챔피언으로 후방 포지션을 고수하는 '겁쟁이'여도 괜찮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매드 라이온즈는 딜러진이 어중간한 위치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며 동수 교환을 반복, 결국 경기에 패배하고 만다.
가장 문제의 장면은 23분이었다. 23분경 미드라인 2차 다이브에서, 상대 정글로 침투하는 정글-서폿과 미드라인에서 천천히 진입하는 원딜-미드가 진형이 갈렸다.
정글러인 엘요야가 이번 시리즈에서 최상의 폼을 선보인 자르반으로 상대 레오나와 리신을 대격변으로 가뒀지만 뒤따라오던 라칸과 미드라이너 휴머노이드는 엘요야 장군을 믿지 못하고 진입을 망설였다.
물론 상대 케넨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으나 케넨은 직전까지 바텀 라인을 미는 모습이 노출됬던 바, 라칸이 전쟁무도(E)-화려한 등장(W) 등의 스킬로 진입했다면 훨씬 더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베릴을 끊어낸 직후, 미드라이너인 휴머노이드는 팀원들의 이동 방향과는 정 반대인 미드라인쪽으로 뒤돌아서는 알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직후 상황에서 '바론을 공짜로 얻어내며 유리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매드에게 치명타를 가한다.
결국, 퐁부 버팔로가 G2를, 플래시 울브즈가 한국 팀을 잡아내는 과정에서 보였던 사자같은 '과감함'은 매드 라이온즈에게는 없었다.
'사나이 클럽'의 엘요야를 제외한 팀원들이 죄다 담원 기아에게 겁을 먹고, 게임을 승리할 수 있었던 찰나의 기회를 놓친 매드 라이온즈는 3세트도 접전 끝에 패배하며 담원을 상대로 좋은 경기 내용을 펼쳤음에도 완패를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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