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무3패' LG의 일주일..'결과'는 고우석, '과정'은 타선이었다

안승호 기자 2021. 10. 2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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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LG 오지환. 정지윤 선임기자


볼카운트 3-1에서 LG 5번 오지환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보탰다. 1회초 첫 아웃카운트가 잡히며 3점째가 나왔다.

그러나 수비하는 두산보다는 공격하는 LG의 흐름이 끊기는 분위기였다. 1,2번 타자가 볼넷으로 연이어 출루한 뒤 3,4번 타자가 연속안타로 2득점을 하고 이어놓은 무사 1·3루. 3득점으로는 뭔가 부족해 보였다.

지난 24일 LG-두산의 더블헤더 2차전 1회 상황. 오지환은 ‘피치 존’ 바깥쪽으로 빠지는 141㎞짜리 직구를 받아쳐 희생플라이를 만들었다. 오지환은 박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왔지만, 반대로 두산 벤치에서 한숨을 돌릴 만 했다.

두산 선발 현도훈이 너무도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LG는 스트라이크 카운트 하나 잡는 게 급했던 현도훈이 마운드를 지키는 1회 적어도 4~5점을 내는 흐름이 이어가야 했다. 최근 경기에서 초반 2~3점을 나더라도 추가점 없이 경기를 끝내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에 4점 이상의 심리적 여유분도 필요했다.

아니나 다를까. LG는 오지환의 희생플라이에 이어 문성주가 다시 볼넷으로 나갔지만, 추가점을 내지 못했고 두산 불펜진 7명이 연이어 나온 9회까지 단 1점도 보태지 못했다.

비난은 3-2 리드 속에 9회 2사 후 양석환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맞은 마무리 고우석에게 쏟아졌다. 그러나 LG가 경기 중후반 1~2점이라도 더 보탰다면 두산의 불펜 사용법과 경기 전체 흐름은 달라졌을 것이다.

LG 타자들은 이날 더블헤더 2차전 1회 상대 선발의 약세를 보고 대량 득점을 예감했을지 모른다. 만만해 보이는 공을 치고 싶은 욕심이 컸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LG는 이날 1회 3점을 내면서도 쉽게 갈 수 있는 경기 흐름을 놓쳤다.

LG는 지난 일주일 3무3패를 기록했다. 고우석은 5경기에 나오며 4.2이닝을 던지며 5안타 2실점을 했다. 불론세이브는 1개.

LG는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나온 지난 20일 잠실 키움전에서도 1회말 3-1로 경기를 뒤집고도 8회까지 1점의 추가점도 보태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한 뒤 9회 2점을 뒤늦게 추격한 끝에 5-6으로 졌고,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1회 김현수의 선제 3점홈런으로 리드를 잡고도 경기가 끝나도록 1점을 더 보태지 못하고 3-3으로 비겼다.

선취점을 얻어도 몇 이닝 이내에 도망가지 못하면 따라잡히는 게 야구의 기본 흐름이다. 어떤 벤치든 신경쓰는 대목이다. 결국에는 선수들, 특히 베테랑들이 흐름을 읽고 움직여야하는데 LG 타선은 두산과의 더블헤더까지 지난 일주일 이에 전혀 응답하지 못했다. 상대 팀 투수들이 지난 6경기에서 사사구를 41개나 내준 틈에 팀 출루율은 0.336으로 나쁘지 않았으나 팀 타율은 0.199. 결국에는 불펜투수들만 가슴 졸이는 경기를 이어갔다.

1점 아니면 무승부 상황에서 이어진 고우석의 등판. 단 한번이라도 2~3점차 리드 속에 나올 기회가 있었다면 숨통이 트였을지 모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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