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김영광, "골키퍼 교체 팀 사기 저하될 것 같아 이 악물고 뛰었다"

강동훈 2021. 10. 2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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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성남] 강동훈 기자 = 성남FC의 베테랑 수문장 김영광(38)이 부상 투혼을 발휘하면서 선방쇼를 펼쳤다.

성남은 24일 오후 3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33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성남은 승점 3점을 획득하면서 37점이 됐다.

이날 성남은 선두 울산을 만나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 밖에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면서 승리를 챙겼다. 그 중심에는 최후방에서 든든하게 골문을 지켜낸 김영광이 있었다.

김영광은 전반 초반부터 놀라운 선방을 앞세워 울산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전반 17분경 오세훈의 강력한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얼굴 쪽에 부상을 입었으나 남은 시간 아픔을 참아내면서 골문을 지켰다. 특히 문전 앞에서 울산의 결정적인 슈팅을 연거푸 막아냈다. 비록 후반 12분경 실점을 내줬으나 추가 실점을 더 이상 헌납하지 않으면서 승리에 앞장섰다.

경기 후 김영광은 "울산이라는 팀을 상대로 승리하기 쉽지 않다. 저희가 많이 불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선수들이 3주간 준비하면서 다들 할 수 있다는 희망과 간절함이 많이 드러났다. 경기장에서 한 발 더 뛰는 팀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간절함에 따라서 결과가 나뉜다. 오늘은 저희가 울산보다 간절함을 더 보여줬다. 또, 3주간 준비하면서 전술적인 부분이나 울산의 장·단점을 잘 파악한 부분도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김영광은 부상 투혼을 발휘하면서 연이은 슈퍼세이브를 선보였다. "울산전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3-4일 전에 허리를 심하게 삐끗했다. 이번 경기를 하는 데 있어서 많은 걱정이 있었다. 몸 상태가 100% 아니라서 경기장에서 좋지 못한 모습으로 팀에 피해를 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준비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좋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조금 괜찮아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하면서 경기를 치렀다. 다만 경기할 때 부딪히면서 떨어질 때 긴장감이 풀리니깐 허리 통증이 다시 올라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허리 통증으로 다리가 안 떨어져서 킥을 못 차겠더라. 누구한테 표현할 수 없었고 혼자 끙끙 앓았다.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내야 하나 생각도 했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상황에서 골키퍼가 교체하는 건 팀 사기 저하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 악물고 참고했는데 결과가 정말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반 초반 오세훈의 강력한 슈팅을 선방했을 당시를 회상했을 땐 "순간적으로 슈팅이 너무 쌔서 놀랐다. 슈팅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왔다. 얼굴과 손을 같이 맞았다. 아픈 것보다도 눈 쪽에 맞아서 까맣게 앞이 잘 안 보였다. 이렇게 계속 플레이하면 골을 먹히겠다 싶어서 의료진에 체크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영광의 선방쇼 덕에 성남은 승점 3점을 가져갔다. 이에 대해 "항상 인터뷰할 때 말하지만 선방할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막을 수 있다. 만약에 수비가 한 번에 뚫려버리거나 상대 공격수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 골키퍼가 이기기 쉽지 않다. 수비수들이 가까이 붙어주면서 싸워주니깐 제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반응을 빨리하면서 막을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수비수들과 조화가 잘 맞아야 한다. 오늘은 수비수들이 열심히 뛰어주니깐 저도 더 집중해서 막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경원이가 온 이후로 팀에 큰 변화가 왔다. 골키퍼가 뒤에서 아무리 이야기해도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경원이가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고 국가대표로서 솔선수범하다 보니깐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게 크다. 특히 경기력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선수들도 잘 따라가려는 것 같다. 경원이랑 많이 소통하는 데 남은 경기에서도 꾸준하게 소통해서 중심축을 잘 잡으면서 팀을 끌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영광은 SNS 딸 소식을 자주 올린다. "예전에 어렸을 때는 이기고 지는 것을 잘 몰라서 그냥 '아빠 파이팅!' 응원을 해줬다. 그런데 지금은 크면서 '아빠 골 먹히면 안 돼' '아빠가 막아야지 이길 수 있어' '최선을 다하고, 다치면 안 돼'라고 말해준다. 지고 왔을 때는 딸을 보기가 미안하다. 그런데 딸은 '아빠 괜찮아, 다음에 골 안 먹히고 이기면 되지'라고 또 응원해준다. 그런 부분에서 힘을 얻는다. 이겼을 때는 아빠를 자랑스러워하고, 졌을 때는 또 위로해주고 고맙다"고 말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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