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 당시 몸으로 수류탄 막아낸 美 '강철 해병' 듀이 별세..향년 89세

양다훈 2021. 10. 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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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 한국전쟁 당시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수류탄을 온몸으로 막은 듀안E. 듀이(Duane E. Dewey)씨가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듀이씨는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 어거스틴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지난 11일 숨졌다.

듀이씨는 그 찰나에 수류탄을 줏어서 던져 버릴까 하다가 멀리 보내지 못할 것 같아서 그냥 온몸으로 수류탄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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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줏어서 던져 버릴까 하다가 온몸으로 덮어
아이젠하워 대통령 "강철같은 몸을 가진 것이 확실"
1953년 3월 12일 백악관 행사에서 아이젠하워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훈장을 수여받고 있는 듀이씨.의회 명예훈장 협회 제공.
 
6·25 한국전쟁 당시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수류탄을 온몸으로 막은 듀안E. 듀이(Duane E. Dewey)씨가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듀이씨는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 어거스틴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지난 11일 숨졌다. 의회 명예 훈장 협회는 듀이씨가 숨진 것을 발표하면서도 사망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듀이씨는 당시 이 사건으로 드와이트D 아이젠하워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명예 훈장을 받았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당신은 강철같은 몸을 가진 것이 틀림없다. 수류탄이 우리 중 한 명에게 떨어졌다면 몸이 산산조각이 됐을 것”이라고 덕담했다.

6·25전쟁에서 살아남은 명예훈장 수상자는 단 3명에 불과하다.

듀이씨의 삶을 거의 끝낼 뻔한 사건은 1952년 4월 16일 자정무렵 발생했다. 듀이씨가 담배에 불을 붙이기 위해 뭄을 숙이고 있을 때 수류탄이 날아왔고 아침까지 총격전이 이어졌다.

당시 20살이었던 해병대 상병 듀이씨는 판문점 근처 전초기지를 방어하고 있었는데 그는 해병대 1사단 2대대 80명의 부대가 700명 정도의 중공군과 대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투 중 듀이씨의 왼발 뒷꿈치에서 수류탄이 터졌고 왼쪽 다리와 엉덩이에 파편이 박혔다. 의무병이 이를 치료하러 듀이씨의 피 묻은 바지를 벗기고 있을 때 또 다른 수류탄이 그들의 옆으로 굴러들어왔다.

듀이씨는 그 찰나에 수류탄을 줏어서 던져 버릴까 하다가 멀리 보내지 못할 것 같아서 그냥 온몸으로 수류탄을 덮었다.

듀이씨는 크게 다쳐 야전병원으로 이송됐고 의사들은 그가 배에 총알도 맞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듀이씨는 전투 중 부상병에게 주는 ‘퍼플 하트’ 훈장을 받았고 군 병원에서 4개월 이상을 보냈다.

1953년 3월 12일 백악관 행사에서 명예 훈장을 받은 듀이씨는 종종 “폭발에서 살아남은 것이 운이 좋았고 벙커에서 피를 흘렸을 때 아내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2011년 듀이씨. 의회 명예훈장 협회 제공
 
명예 훈장(Medal of honor·메달 오브 아너) 표창장에는 “주변 다른 해병들에게 경고하며 자신의 몸으로 치명적인 미사일을 과감하게 막았고 직접 폭발의 모든 힘을 흡수하여 동료를 구했다”라고 적혔다.

명예 훈장을 받은 듀이씨는 나중에 피아노 공장에서 일하고 스쿨버스를 운전하고 사무용 기계 수리점을 운영한 후 1973년에 은퇴해 미시간과 플로리다를 오가며 시간을 보냈다.

그의 아내는 지난해 숨졌고 유족으로는 두 자녀가 있다.

듀이씨는 종종 참전 용사 행사에서 연설을 했으며 때때로 의회 명예훈장 협회가 주최하는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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