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반도체 전쟁중.."우리나라에 공장 지어라"
伊, 인텔 공장 유치 위해 보조금 등 각종 혜택 제시
EU, 반도체 수급난으로 위기 의식↑..역내 유치 고심
美·日, 보조금 풀어 주요 반도체 업체 공장 유치 성공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유례없는 반도체 수급난을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이 주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해 공장 준설을 고심하는 반도체 기업에 세금 감면 혜택은 물론 부지 제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걸면서 자국에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伊, 인텔 공장 유치전에 참전…투자금 보존 등 혜택 제시
CNBC 방송 등 외신은 현재 이탈리아가 인텔이 자국에 수십억유로 규모의 공장을 신설하도록 설득 중이라고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텔의 투자 규모는 약 80억유로(약 1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해당 투자 건은 연말까지 마무리 될 것으로 전해졌다.
새 공장 건립지 후보로는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스텔란티스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토리노 미라피오리 지역과 프랑스-이탈리아 반도체 합작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이미 공장을 운영 중인 시칠리아 등이 거론된다. 해당 공장이 건립되면 이탈리아에서만 1000명이 넘는 직접 고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CNBC는 내다봤다.
이탈리아 정부는 공장 유치를 위해 전체 투자금의 일부를 공적 자금으로 보존해준단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인건비와 전기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텔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예정이다.
앞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티에르 브레튼 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을 만나 “유럽 내 반도체 생산시설 건립을 위해 세금 감면과 직접 투자 등 총 80억유로(약 11조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희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도체 공장 아시아에 집중…EU 각국 위기 의식 확산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겔싱어 CEO는 지난달 7일 뮌헨 오토쇼에서 참가해 유럽에 2곳의 공장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공을 들이고 있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도 공장 유치를 위해 물밑 작업을 펼치는 중이다.
CNBC는 유럽 각국이 반도체 수급난을 맞아 미국 및 중국으로부터의 반도체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이 아시아에 집중돼 있어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럽 각국은 자동차 제조업을 중심 산업으로 삼고 있는 만큼 반도체 수급난에 더 큰 타격을 받았다. 반도체 회사들이 마진이 높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위주로 반도체를 공급했기 때문이다. 유럽 내 현지 공장이 설립되면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금 당장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라면서 “이미 중국과 미국은 반도체 분야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美·日도 정부 보조금 쥐어주며 공장 유치 ‘맞불’
유럽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도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 모시기에 나섰다. 미국의 텍사스 주(州)의 윌리엄슨 카운티는 최근 삼성전자 신규 파운드리 공장 지원 결의안을 의결했다.
결의안에 따르면 윌리엄슨 카운티는 삼성전자가 사용할 토지에 처음 10년간 재산세의 92.5%, 이후 10년간 90%, 그 후 10년간은 85%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 밖에 반도체 공장 용수 공급 및 폐수 관련 처리도 지원할 계획이다. 미 상원도 반도체 생산 거점을 육성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에 5년 간 520억달러(약 61조2500억원)의 지원금을 주는 법안을 가결한 상태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 미국 마이크론은 약 170억달러(약 20조원)을 들여 일본에 D램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 또한 일본에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일본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TSMC 신공장 투자액의 절반인 5000억엔(약 5조1800억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의 새 공장에도 일부 지원금을 줄 가능성이 있다.
월스리트저널(WSJ)은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이 반도체 공급에 즉시 접근할 수 있도록 반도체 제조사를 일본 내에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번 마이크론의 신공장 건설도 일본 정부가 건설 비용 일부를 부담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라고 전했다.
김무연 (nosmo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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