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톡 골프&리조트 정일수 회장, "블라디보스토크를 K-골프의 전초기지로 만들겠다!"

이주상 2021. 10. 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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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수 회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넓게 펼쳐진 부산 앞바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부산 = 이주상기자] “블라디보스토크를 K-골프의 전초기지로 만들겠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역 인근 센텀리더스마크 빌딩 25층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의 사무실에서 정일수(62) 회장은 창가 너머 북쪽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볼 때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떠올린다. 러시아는 극동의 요충지인 블라디보스토크를 차지하기 위해 중국과 수많은 전쟁을 치렀다. 20세기 초에는 신흥 열강으로 떠오른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총력을 다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지켜냈다. 극동 러시아에서 유일한 부동항이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정부가 ‘극동의 홍콩’, ‘극동의 마카오’로 키우려는 전략적 요충지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은 인근의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약 6억 명의 인구를 실어나를 수 있는 세계적인 항공 허브다. 이곳에 러시아 최초로 36홀 골프클럽을 우리의 힘으로 짓고 있다. 2022년 완공되면 블라디보스토크는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K-골프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골프 회원권 판매를 시작으로 지난 35년간 골프 외길만 걸어온 정 회장을 만났다.

정일수 회장이 짓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프리모리에 지구의 36홀 골프 코스 조감도.

정일수 회장(앞줄 왼쪽)이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서 관계자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블라디보스토크에 부산의 힘으로 골프장을 짓는다
정 회장은 ㈜훼밀리를 통해 전국에 골프 회원권을 판매하고 있다. 수십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골프 컨설팅도 겸하고 있다. 정 회장은 고향인 부산에서 골프전문 사업가로 알려진 지 오래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2019년 정 회장이 잘 아는 시의원으로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골프 사업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러시아의 푸틴 정부가 블라디보스토크의 프리모리에 지역을 경제관광특구로 지정해 외국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데 골프 사업을 부산시에 제안했다는 것이다.

부산과 블라디보스토크는 항공으로 2시간 거리에 있어 구 소련체제가 붕괴된 이후 활발하게 교류를 펼치고 있다. 30년 넘게 우정을 쌓아올린 덕분에 부산에 러시아 촌이 형성됐을 정도다. 정 회장은 “블라디보스토크의 프리모리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경제관광특구로 선포할 정도로 러시아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다. 제의를 듣고 곧바로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상품성, 미래성이 굉장하다는 것을 알고 블라디보스토크가 속한 연해주 개발공사 사장을 만나 ‘임대’가 아닌 ‘구매’ 형식으로 땅을 샀다. 러시아 정부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지난해 공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추진하는 블라디보스토크 경제관광특구는 세계적인 기업들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을 골자로 현재 한국을 비롯 미국, 일본, 중국, 유럽 각국이 진출한 상태다. 특히 정 회장이 구매한 프리모리에는 오는 2025년까지 카지노 12개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관광단지에 속해 있다. 이곳에 정 회장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급의 36홀 코스를 건설하고 있다.

정일수 회장이 짓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프리모리에 지구

◇ 자연 친화적인 골프 코스와 다목적 리조트
골프 부지를 확보한 정 회장은 곧바로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지를 답사한 정 회장은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에 매료됐다. 골프의 발상지라고 불리는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를 닮은 광활한 대지에 러시아 특유의 침엽수림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데다 3개의 강이 골프 코스를 관통하는 등 세계 최고의 골프장을 건설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는 골프장 건설은 물론 워터파크, 5성급 호텔, 전문의료시설, 골프 아카데미 등을 함께 지어 다목적 종합 리조트로 완성할 계획이다. 골프장 건설에만 1000억원이 소요되는 등 총 4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정 회장은 “12개의 카지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물론 유럽 문화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블라디보스토크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골프를 치면서 유럽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블라디보스토크는 모든 해산물이 모이는 시푸드의 본산이다.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는 수많은 매력이 넘치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블라디보스토크 프리모리에 지구의 카지노

◇ 골프장 건설은 끝이 아닌 시작
구 소련에서 테니스와 골프는 ‘부르주아’ 스포츠라며 냉대 받았다. 러시아로 이름을 바꾼 지 30년도 넘었지만 과거의 유산이 여전히 남아있는 탓에 골프는 아직도 생소한 스포츠다. 남극 대륙을 제외하고 전 세계 육지의 8분의 1을 차지하는 광활한 러시아 땅에 18홀을 갖춘 골프장은 10여개 밖에 안 된다. 정 회장이 짓는 골프장은 36홀 코스로는 러시아에서 최초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인정받은 정 회장은 러시아의 대표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전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러시아의 87개주 중 12개주에서 골프장을 지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블라디보스토크에 골프장이 완성되면 러시아의 주요 도시에 계속해서 골프장을 세울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러시아에 PGA, LPGA 투어대회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에서 치를 계획이다. 전면에 K-골프가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들을 초청해 현지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한국 골퍼들의 실력은 세계에 알려진 지 이미 오래다. 유명 선수들을 초청해 러시아에 K-골프를 직접 이식시킬 것이다. 러시아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크기 때문에 K-골프는 커다란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명물인 해산물과 수산물시장

◇ 이 세상에 똑같은 골프장은 없다
정 회장이 골프에 빠진 이유는 ‘이 세상에 똑같은 골프장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자연의 순리대로 만들어진 것이 골프 코스이기 때문에 제 아무리 내로라는 강자라도 매번 우승을 차지할 수가 없다. 정 회장은 “골프는 도전과 성취욕을 자극하게 만드는 스포츠다. 아무리 잘하고 유명해도 골프에서 독식은 없다. 그만큼 가변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골프는 축구, 야구처럼 보는(watching) 스포츠가 아닌 즐길 수 있는(playing) 스포츠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여럿이 어울릴 수 있고 무엇보다 남녀노소,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골프”라며 골프의 매력을 설명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스키장과 전경
rainbow@sportsseoul.com 사진제공 | 블라디보스토크 골프&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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