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탈락과 함께 끝? 푸홀스..이대로 은퇴냐, 현역 연장이냐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현역 최다 3301안타(역대 12위) 679홈런(역대 5위)에 빛나는 '리빙 레전드' 알버트 푸홀스(41)가 현역 연장과 은퇴의 기로에 섰다. LA 다저스의 정신적 지주로 활약했지만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되면서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푸홀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벌어진 2021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에서 5회 대타로 교체출장했지만 7회 두 번째 타석까지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다저스가 2-4로 뒤진 5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좌완 A.J. 민터를 맞아 대타로 등장한 푸홀스는 7구 승부 끝에 체인지업에 속아 삼진을 당했다. 2-4로 추격한 7회 2사 2,3루 찬스에서도 좌완 타일러 마첵의 4구째 몸쪽 낮은 슬라이더에 또 헛스윙 삼진.
푸홀스에 이어 스티븐 수자 주니어와 무키 베츠까지 3타자 연속 삼진을 당한 다저스는 동점 주자를 득점권에 잔루로 남겨놓은 채 이닝이 끝났다. 결국 2-4로 패한 다저스는 애틀랜타에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무릎 꿇었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이 좌절되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푸홀스에게도 어쩌면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이 될 수 있다. 1980년생으로 만 41세 노장인 푸홀스는 다저스 소속으로 포스트시즌을 뛴 역대 최고령 선수였다. 리그 전체로 보면 같은 1980년생 선수로 투수 리치 힐(뉴욕 메츠)와 지명타자 넬슨 크루즈(탬파베이)가 있지만 1월생 푸홀스의 나이가 가장 많다. 실제 나이는 더 많다는 '설'이 파다하다.
지난 200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빅리그 데뷔 후 신인왕을 시작으로 MVP 3회에 10년 연속 30홈런 100타점 시즌을 보낸 푸홀스는 2011년 12월 LA 에인절스와 10년 총액 2억5400만 달러의 초대형 FA 계약을 체결한 뒤 내리막을 걸었다. 결국 계약 마지막 해였던 올 시즌 도중 에인절스에서 방출됐다. 지난 5월 중순 방출 전까지 24경기 타율 1할9푼8리 5홈런 12타점에 그쳤다. 방출 과정에서 구단 수뇌부와 갈등설까지 터졌지만 다저스의 부름을 받아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다저스 이적 후에는 85경기 타율 2할5푼4리 12홈런 38타점 OPS .759로 플래툰 또는 대타 요원으로서 괜찮은 활약을 했다. 포스트시즌에선 9경기(3선발) 17타수 5안타 타율 2할9푼4리를 기록했다. 22일 NLCS 5차전에서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2안타 1볼넷 3출루로 노익장을 뽐내며 다저스 승리에 기여했다.
5차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푸홀스는 "오랫동안 선수를 해도 포스트시즌에 뛸 기회가 없는 선수들도 있다. 난 운이 좋게도 포스트시즌을 뛰면서 (세인트루이스 시절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도 했다"며 "다저스 일원으로 포스트시즌을 함께할 수 있어 정말 특별하다. 경기를 뛸 때도 좋지만 벤치에 있을 때도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며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동료 타자들이 홈런을 치고 올 때마다 덕아웃에서 푸홀스와 꼭 포옹을 나눈다. 코디 벨린저는 "푸홀스와 포옹을 하면 항상 기분이 좋다. 그와 포옹을 하는 건 홈런을 쳤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저스틴 터너도 "푸홀스가 팀 합류 첫 날부터 선수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모든 이들에게 표본 같은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크리스 테일러 역시 "정말 훌륭한 리더이자 진정한 프로다. 모두가 그를 믿고 의지한다"며 푸홀스에게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를 패한 뒤 푸홀스는 클레이튼 커쇼, 저스틴 터너, 맥스 슈어저와 함께 다저스 클럽하우스에서 연설을 한 선수 중 하나였다. 전성기 실력은 아니지만 '레전드'로서 동료 선수들의 귀감이 되며 융화됐다. 과연 내년 푸홀스는 어떤 모습일까. 다저스 탈락과 함께 21년 현역 빅리거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지, 아니면 22번째 시즌을 위해 또 다른 기회를 찾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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