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할 일들도.." 우승 실패 로버츠 의미심장 발언, 누구 저격했나

이상학 2021. 10. 25.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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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패장이 된 데이브 로버츠(49) 다저스 감독은 선수들을 치켜세우면서도 "말 못할 일들을 겪었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사생활 문제로 이탈한 뒤 돌아오지 못한 '괴짜 투수' 트레버 바우어(30)를 저격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로버츠 감독이 이끄는 다저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2021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2-4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무릎 꿇으며 월드시리즈 2연패의 꿈이 좌절됐다. 

정규시즌에 팀 역대 최다 타이 106승을 거둔 다저스였지만 하필이면 같은 지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승 더 거두면서 와일드카드로 밀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단판 승부에서 끝내기로 꺾은 뒤 샌프란시스코와 디비전시리즈에서도 3승2패로 이겼지만 출혈이 너무 컸던 다저스는 결국 애틀랜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 내내 선발투수 3일 휴식 등판과 불펜 기용, 구원투수 선발 오프너 등 파격적인 마운드 운용으로 성공도 하고, 실패도 맛봤다. 하지만 변칙도 한두 번이나 통했지, 가을야구가 깊어질수록 투수력이 고갈되면서 끝내 악수가 됐다. 워커 뷸러와 맥스 슈어저는 NLCS에선 피로감에 힘을 못 썼다. 

정석 대신 변칙으로 실패하며 거센 비난을 받은 로버츠 감독이지만 그에게만 책임을 묻기 어렵다. 로버츠 감독이 쓸 수 있는 선발 카드는 뷸러와 슈어저 그리고 훌리오 유리아스까지 3장뿐이었다. 시즌 막판 팔꿈치를 다시 다친 클레이튼 커쇼의 포스트시즌 합류가 불발되면서 쓸 만한 4선발이 없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FA 이적생' 바우어의 공백이 가장 뼈아팠다.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에서 사이영상을 수상한 바우어는 올해 2월 다저스와 3년 총액 1억200만 달러에 FA 계약했다. 6월까지 17경기에서 107⅔이닝을 던지며 8승5패 평균자책점 2.59 탈삼진 137개로 활약,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었다. 

[사진]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투수 트레버 바우어를 교체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6월말 여성 폭행 혐의를 받으면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사실상 무기한 행정 휴직 처분으로 시즌 아웃됐다. 유죄 확정은 아니지만 큰돈 들인 FA 투수가 사생활 문제로 법정을 드나들면서 다저스의 속이 썩어 들어갔다. 다저스 선수들 모두 바우어의 이름을 입에 담지 않았고, 7월부터 하나둘씩 SNS 언팔로 '손절'했다. 다저스 구단도 그와 관련한 상품을 온오프라인 모두 내리면서 흔적을 지우는 데 힘썼다. 

우승 실패와 함께 바우어 사건이 다저스 우승 실패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로버츠 감독도 NLCS 6차전 패배 후 인터뷰에서 "이 선수들과 한 번 더 우승을 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엄청난 시즌이었고, 대단한 1년이었다. 말 못할 일들을 겪었지만 그것이 우리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이 말하는 말 못할 일들을 두고 바우어어 관련한 것이란 현지 매체들의 해석이 나온다. 로버츠 감독이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신만의 개성이 강한 바우어는 다저스의 끈끈한 팀 분위기를 해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시즌 기간에도 SNS 및 개인 방송으로 여가 생활을 즐기는 영상을 올리는 기행으로 언론과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음에 따라 바우어의 내년 거취도 불투명하다. 바우어 외에 커쇼, 슈어저, 켄리 잰슨, 코리 시거, 크리스 테일러 등 투타 주축 선수들이 FA로 풀리는 다저스는 여러모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로버츠 감독은 "올 겨울 많은 일들이 있어날 수 있다.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FA가 되는 선수들을 다시 못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팀으로서도 그리울 것이다"며 벌써부터 이별을 아쉬워했다. /waw@osen.co.kr

[사진]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맥스 슈어저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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