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문제 모르면 차인태 선생님께 물어보란 말 있을 정도"

김영희 2021. 10. 2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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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면 만 50살이 되는 <장학퀴즈> 는 수많은 진행자가 거쳐 갔다.

차인태를 이은 2대 진행자였던 손석희의 2년은 <장학퀴즈> 가 가장 '논쟁적'이었던 시기다.

그는 "장학퀴즈의 롱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끊임없이 새순처럼 도전하고 뭔가 스스로 테스트해보길 원하는 젊은이들이 계속 자란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었다"며 "그들에게 두고두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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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도] 장학퀴즈의 어제와 오늘
터줏대감 차인태 "롱런 요인은 도전하는 10대들의 존재"
손석희·송승환·원종배 등 화려한 역대 진행자 눈길
현 엠씨 장성규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해 효도한 기분"
차인태 전 제주 문화방송 사장. 차인태 제공

2023년이면 만 50살이 되는 <장학퀴즈>는 수많은 진행자가 거쳐 갔다. ‘메인 진행자=남성’이 당연시됐던 시대 탓인지, 특히 문화방송 시절 여성 진행자의 교체는 훨씬 잦았다. 7명의 남성이 진행하는 동안 여성은 24명에 달했다.

1973년 첫 방영부터 1990년 2월까지 18년간 진행을 맡은 차인태 아나운서(전 제주 문화방송 사장)는 프로그램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수학 문제 풀다 모르면 차인태 선생님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이여춘 전 피디)였다. 그다음 장수 진행자는 교육방송 시절 원종배 아나운서(1997~2004년)이고, 신영일 아나운서, 김일중·이지애 아나운서도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진행을 맡았다.

1996년 문화방송에서 <장학퀴즈>를 종영하던 당시 역대 진행자로 출연했던 손석희(왼쪽)와 송승환. 프로그램 영상 갈무리

차인태를 이은 2대 진행자였던 손석희의 2년은 <장학퀴즈>가 가장 ‘논쟁적’이었던 시기다. 월북 작가 강경애의 소설 <소금>을 문제로 낸다든가, 클로징 멘트에서 전교조 1년을 언급하기도 했다. 재단법인 와글의 이진순 이사장이 당시 <장학퀴즈> 작가 중 한 사람이었다. 손석희의 고교 동창이자 <장학퀴즈>에 출연했던 송승환은 1993년부터 반년간 진행을 맡기도 했다.

현재 <장학퀴즈> 사회자인 장성규씨가 20일 일산 스튜디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교육방송 제공

지난해 11월부터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장성규씨가 진행자다. 20일 일산 스튜디오에서 만난 장씨는 “처음 제안이 들어왔다고 말하니 부모님이 너무 자랑스러워하셨다. 다른 프로그램 때와 비교할 수 없이 기뻐하시더라. 뭔가 효도를 하는 기분이었다”며 웃었다. 그는 “지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형식이 사회생활에서 부딪힐 것을 미리 경험해보게 하는 것 같아 좋다. 요즘 친구들은 즐길 자세가 돼 있는 것 같다.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도 없고 자신의 매력을 거리낌 없이 내놓더라”고 했다.

차인태 아나운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시 10대들을 떠올렸다. “티브이 수상기 보급이 100만대도 안 되던 시절이라서인지 그 똑똑한 친구들이 카메라만 돌면 얼어요. 자기 학교, 이름도 말 못 하는 경우도 있고. 한번은 지방에서 온 친구가 매번 버저를 누르는데 계속 늦었어요. 근데 마지막 문제를 읽기 시작하자마자 버저를 누르는 거야. 대답해보라 했더니 ‘아버지~’ 그러고 가만히 있는 거예요. 방청석이 뒤집어졌죠. 기본점수 200점 그대로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맞아 죽을 것 같아 그랬다고 하더라고.”

그는 “장학퀴즈의 롱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끊임없이 새순처럼 도전하고 뭔가 스스로 테스트해보길 원하는 젊은이들이 계속 자란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었다”며 “그들에게 두고두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70대 중반이 넘었음에도 예전 방송 목소리 그대로인 그는 “시대마다 그만큼의 어려움은 있었다. 지금 힘든 세상이지만 내일의 주인공들이 기죽지 말고 자라나길 바란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 했다. 김영희 선임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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