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김영광, "지고 왔을 때 격려해주는 딸들, 늘 고마워요"

오종헌 기자 2021. 10. 25.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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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탄천] 오종헌 기자 = 김영광이 힘이 되어주는 딸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성남FC는 24일 오후 3시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3라운드에서 울산현대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성남은 승점 37점으로 11위를 유지했다. 

이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성남이었다. 성남은 32라운드 기준 리그 11위였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진행해야 하는 강등권이었고, K리그1 생존을 위해서는 순위를 끌어올려야 했다. 파이널라운드에 진입하기 전 마지막 경기였고, 리그 선두 울산을 상대로 승점을 가져온다면 더 큰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절실함이 통했을까. 성남 쪽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30분 뮬리치가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권경원이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성남은 후반 초반 울산에 동점골을 내줬지만 계속해서 기회를 노렸고, 결국 후반 26분 김태환의 자책골을 이끌어 내며 2-1 짜릿한 승리를 기록했다. 

승리의 중심에는 김영광 골키퍼가 있었다. 전반 초반부터 김영광 골키퍼의 선방쇼가 빛났다. 전반 18분 오세훈의 강력한 슈팅이 얼굴을 향했음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분에도 이동경, 윤일록의 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김영광이 후방을 든든하게 지킨 성남은 결국 승자가 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영광 골키퍼는 "울산은 정말 쉽지 않은 상대다. 선수들이 3주 동안 준비하면서 희망과 간절함을 더 가졌던 것 같다. 얼마나 더 간절한지에 따라 경기 결과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우리가 더 간절했던 것 같다. 또한 울산의 장, 단점을 잘 파악했던 부분이 주효한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김영광은 놀라운 선방을 수 차례 보여줬다. 비록 무실점 경기는 아니었지만 리그 선두 울산의 공세를 봉쇄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김영광은 부상을 안고 경기에 뛰었다.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 

김영광은 "이번 경기를 준비하는 기간에 허리를 살짝 다쳤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기 때문에 팀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다. 그래도 경기 당일 자고 일어나니 좀 괜찮아진 것 같았다. 그런데 전반 초반 충돌하면서 다시 통증이 발생했다. 골킥을 하기 쉽지 않을 정도였다. 교체 요청까지 고민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저하될까봐 끝까지 뛰었다. 삐끗한 것이라서 관리하면 괜찮아질 것이다"고 답했다. 

이미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뛰었던 김영광. 하지만 이와 함께 경기 도중에도 자칫 큰일날 뻔한 상황이 있었다. 울산의 공격수 오세훈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반사적으로 막아내려던 김영광의 얼굴로 공이 향했다. 

김영광은 "순간적으로 놀랐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공이 더 빠르게 왔다. 손을 뻗었지만 눈 쪽에 같이 맞으면서 순간적으로 빛 번짐 현상과 함께 시야가 제한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울산이라는 거함을 잡아낸 성남. 그 중심에는 김영광이 있었지만 그는 수비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영광은 "공격수가 생각할 수 있는 타이밍에 슈팅을 가져가면 골키퍼 입장에서는 막기가 쉽지 않다. 수비수들이 잘 싸워주면 내가 반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수비수들의 조화가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나 역시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올여름 합류해 큰 힘이 되고 있는 권경원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국가대표로서 솔선수범하고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실력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선수들도 잘 따라준다. 나와 소통도 많이 한다. (권)경원이뿐 아니라 (권)순형이 등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성남은 파이널라운드 B그룹에 속해 잔류 경쟁을 하게 된다. 11위 성남은 승점 37점으로 9위 FC서울, 10위 강원FC와 동률이지만 다득점에 밀려있다. 하지만 8위 인천유나이티드와도 승점 3점 차에 불과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김영광은 "우리가 울산을 잡았는데 경기 끝나고 확인해보니 다른 팀들도 다 이겼더라. 그래서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또한 "항상 후배들에게 매 경기를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할 수 있게 얘기를 한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하면 후배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훈련 때도 일부러 몸을 사리지 않고 허투루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경험했던 것들을 다 얘기해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성남은 최근 홈에서 6경기(3승 3무) 동안 패하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홈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는 대조된다. 김영광은 "감독님께서도 팬분들을 많이 강조한다. 실망시키지 말자고 얘기했다. 항상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팬들을 감동시킬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지난 시즌은 정말 죄송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 올해는 홈에서 특히 더 절실한 마음으로 경기하고 있다. 오늘 울산이라는 팀을 상대로 승리해 다행이다. 앞으로도 팬분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또한 경기장에 걸린 걸개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성남의 홈 서포터즈석에는 '우리가 느끼는 간절함의 크기가 같기를'이라는 문구의 걸개가 걸려 있다. 김영광은 "(그 문구가 바로) 내 마음이다.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이 경기가 늘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임하면 다른 상대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라도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딸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영광은 "딸들이 어릴 때는 승패를 잘 인지하지 못했다. 이제는 경기 전에 '최선을 다하고, 다치지 말고, 실점하지 말자'고 말한다. 만약 지고 왔을 때는 '괜찮아. 다음에는 실점 안하면 되지'라고 말해준다. 많이 큰 것 같다. 항상 위로도 해주고 잘했을 때는 격려해줘서 늘 고맙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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