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별이 진다네
[경향신문]
별은 참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 땅 위의 인간들은 끊임없이 별을 노래해왔다. 1989년 발표된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도 그중 하나다.
“어제는 별이 졌다네/ 나의 가슴이 무너졌네/ 별은 그저 별일 뿐이야/ 모두들 내게 말하지만/ 오늘도 별이 진다네/ 아름다운 나의 별 하나/ 별이 지면 하늘도 슬퍼/ 이렇게 비가 내리는 거야.”
이들의 데뷔앨범 ‘자연으로 돌아가라’에 수록된 타이틀곡이다. 여행스케치는 원래 명지대에서 개최된 백마가요제 출전자 9명으로 결성됐다. 당시 서울음반 관계자가 “여행을 떠나 자연의 소리를 담아 음반을 만들자”라고 제안하여 귀뚜라미 소리, 여울 물소리, 바람 소리 등과 어우러진 어쿠스틱한 노래를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그룹 이름도 여행스케치가 됐다.
이 노래를 작사·작곡한 조병석은 그 당시 군 생활 중이었다. 멤버인 남준봉이 괜찮은 싱어송라이터가 있다며 추천했다. 조병석은 휴가를 나와 녹음한 뒤 2집부터 멤버로 합류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삽입되면서 젊은층에게도 친숙한 곡이 됐다. 원년 멤버 중 이창희는 드라마음악 작곡가로, 김연아는 코러스로, 김형섭은 ‘자전거 탄 풍경’ 멤버로 활동 중이다.
2016년 발표된 헤이즈의 ‘저 별’은 크게 히트한 곡이다. 발표와 함께 각종 음원 순위를 휩쓸었다. “혹시 저 별도 나를 보고 있을까/ 아니 날 보고 있지 않을까/ 저 별도 나를 보고 있을까/ 아니 날….”
노래를 만든 헤이즈는 가족, 친구, 연인 등 모든 이별한 사람들의 심정을 밤하늘의 별로 표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동주는 ‘별 헤는 밤’에서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을 읽어냈다. 오늘 밤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아려봐야겠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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