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게 없는 팀이 다 가진 팀을 꺾었다

김상윤 기자 2021. 10. 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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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하위' 애틀랜타, 작년 챔프 다저스 잡고 월드시리즈 진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에디 로사리오(왼쪽)가 24일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에서 LA 다저스 투수 워커 뷸러를 상대로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는 모습. 로사리오는 NLCS 6경기에서 25타수 14안타(3홈런) 9타점 6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시리즈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2년 만에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상대는 2017년 전자 장비를 동원해 사인을 훔치며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다.

브레이브스는 24일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선승제) 6차전에서 LA 다저스를 4대2로 눌러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애스트로스는 전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6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5대0으로 꺾으며 4승 2패로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NL 라이벌이 월드시리즈 상대로

NLCS의 주인공은 브레이브스의 외야수 에디 로사리오였다. 지난 7월 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트레이드된 그는 6경기에서 3홈런 9타점으로 맹활약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로사리오는 6차전에서도 4회말 다저스 선발 워커 뷸러를 강판시키는 결승 스리런 홈런을 때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시리즈에 14안타를 쳐 포스트시즌 단일 시리즈 역대 최다 안타 타이를 기록한 로사리오는 시즌 도중 팀을 옮긴 다음 챔피언십시리즈 MVP 영예를 차지한 역대 여덟 번째 선수가 됐다.

브레이브스는 현지 매체로부터 ‘잃을 것이 없는 팀’이란 평을 받는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로 가을 야구에 나섰지만, 정규 리그 승률 0.547(88승 73패)로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10팀 중 가장 낮았다. 브레이브스는 승률이 0.107이나 높은 다저스를 꺾으며 월드시리즈에 올랐는데, MLB닷컴에 따르면 이는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는 것)’ 사례 중 정규 리그 승률 차 역대 3위에 해당된다.

브레이브스는 보스턴이 연고지였던 1914년에 처음으로 우승했고, 1957년에는 밀워키 브레이브스란 이름으로 정상에 올랐다. 1966년 애틀랜타로 옮긴 브레이브스는 1995년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1999년 월드시리즈에선 뉴욕 양키스에 4전 전패하며 물러났다.

브레이브스를 상대하는 애스트로스는 2017년, 2019년에 이어 최근 5년간 세 번째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애스트로스는 2017년 다저스를 꺾고 창단 첫 우승컵을 들었지만, 그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내내 홈경기에서 필드 중앙 카메라와 전자기기, 쓰레기통을 동원해 상대 팀 포수 사인을 훔쳤다는 사실이 2년여 뒤 드러나 아직도 비판받고 있다.

애스트로스는 2013년 아메리칸리그로 옮기기 전까지 브레이브스와 ‘앙숙’ 관계였다. 애스트로스와 브레이브스는 1997~2005년 9년 동안 5번이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마주쳤다. 세 번(1997, 1999, 2001)은 브레이브스, 두 번(2004, 2005)은 애스트로스가 시리즈를 이겨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다저스, 2연속 우승 실패

지난해 우승팀 다저스는 올 시즌 최강 전력을 꾸리고도 월드시리즈 2연패에 실패했다. 다저스는 올 정규시즌 162경기 106승 56패(승률 0.654)로 리그 전체 30팀 중 최다승 및 승률 2위에 올랐으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07승 55패)에 밀려 지구 2위에 그치는 불운을 겪었다. 다저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시즌 막판 17연승을 달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꺾은 데 이어 NLDS에서 자이언츠를 물리쳤지만, 그 후유증으로 투수진의 힘이 빠지고 야수진에서도 부상이 속출한 끝에 결국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무릎을 꿇었다.

트레버 바워가 성관계 중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휴직 처분을 받아 아예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고, 클레이턴 커쇼도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뷸러가 가을 야구 4경기에서 공 323개를 던지며 분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다저스는 올 시즌이 끝나면 커쇼를 비롯해 맥스 셔저, 켄리 얀선, 코리 시거, 크리스 테일러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MLB닷컴은 “다저스로선 2014년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 취임 이후 가장 중요한 겨울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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