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쇼트트랙 '원팀' 맞나요

성진혁 기자 2021. 10. 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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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U 월드컵 1차 대회서 부진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최민정(오른쪽)과 김지유가 23일 중국 수도 실내 링크에서 열린 2021-20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1500m 결선에서 충돌해 넘어지고 있다. 최민정과 김지유는 이날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지는 바람에 둘 다 메달을 놓쳤다. 대신 3위로 뒤를 쫓던 이유빈이 금메달을 안았다. /AP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이 2021-2022시즌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땄다. 이번 대회는 내년 2월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중국 베이징의 수도 실내링크에서 열렸다.

한국의 경기력은 불안했다. 황대헌(22·한체대)이 남자 1000m(24일), 이유빈(20·연세대)이 여자 1500m(23일) 1위를 했을 뿐, 단체전인 남녀 계주와 혼성 계주에 걸린 금메달 3개를 모두 놓쳤다.

여자팀 간판 최민정(23·성남시청)은 불운에 시달렸다. 23일 여자 1500m 결선에선 두 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서 1위가 유력했다. 그런데 마지막 코너에서 김지유(22·경기일반)와 부딪혀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3위로 쫓아오던 이유빈(20·연세대)이 선두로 골인했다. 최민정은 힘겹게 일어나 7명 중 6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김지유는 최민정에게 위험한 플레이를 했다는 이유로 옐로 카드를 받았고, 규정에 따라 예선부터 결선까지의 모든 성적이 박탈됐다.

최민정은 500m 결선에서도 이탈리아 선수에게 걸려 쓰러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만큼 심한 충격을 받았다. 재경기에 나서 3위를 했으나 발목과 무릎 상태가 심상치 않아 24일 1000m와 계주는 기권했다.

대표팀은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시즌 첫 대회를 맞았다. 얼마전 심석희(24·서울시청)와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2018 평창올림픽 당시 ‘고의충돌 작전’을 꾀했다는 문자 메시지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심석희는 1000m 결선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최민정과 실제로 충돌했다. 최민정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고, 대한빙상연맹은 진상 조사에 앞서 심석희를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심석희와 최민정이 빠진 여자팀은 24일 3000m 계주에서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초반 김아랑(26·고양시청)의 스케이트 날에 이상이 생겼다. 교대를 하다 이탈리아 선수의 스케이트 날을 건드린 것이 화근이 됐다. 김아랑은 레이스를 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고, 김지유와 박지윤(22·한체대), 서휘민(19·고려대)만 번갈아 교대한 끝에 3위를 했다. 김지유는 계주 전에 열린 여자 1000m 은메달을 걸었다.

남자팀의 경우 개인전 메달은 황대헌이 유일했다. 24일 5000m 계주에선 초반부터 선두를 달리는 작전을 썼는데, 10바퀴를 남기고 주춤하면서 제대로 교대를 하지 못했다. 중국의 레이스를 방해했다는 판정을 받아 옐로 카드까지 받았다. 한국은 남녀 선수 2명씩 호흡을 맞춰 뛰는 2000m 혼성 계주에선 3위를 했다.

남자팀은 임효준(25)이 ‘남자 후배 추행’ 파문으로 법정 다툼을 벌이다 중국으로 귀화한 이후 전력이 약해졌음을 드러냈다.

임효준은 최근 중국이 공개한 대표팀 단체 사진에 등장했다. 한국 국적으로 출전한 마지막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다른 국적으로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해 베이징 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하다. 임효준은 중국 대표선수들의 훈련 파트너 역할을 할 전망이다. 중국은 총감독으로 김선태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고, 한국과 러시아 국적으로 올림픽 통산 6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던 빅토르 안(안현수)을 기술 코치로 앉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을 준비 중이다. 중국은 이번 1차 대회 여자 계주와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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