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유럽, 확진자 다시 늘어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1. 10. 2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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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70% 돌파] 일일 감염자 英 5만명·獨 1만명

프랑스 파리 16구의 고급 주택가에 있는 카페 ‘로통드 들라 뮤에트’는 23일(현지 시각) 100여 명의 손님으로 만석이었다. 50여 명이 줄까지 섰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손님들이 서로 어깨가 닿을 듯 촘촘히 앉아 거리낌 없이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담배를 태웠다. 프랑스의 일일 코로나 감염자는 최근 다시 급증세다. 지난 11일 1120명에서 23일 6291명으로 급증했다.

프랑스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부터 ‘위드(with) 코로나’를 선언했거나, 사실상 위드 코로나 단계인 유럽 국가 대부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영국·독일·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그리스 등 서유럽 국가는 물론, 러시아·폴란드·체코 등도 일일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독일은 22일 신규 확진자가 1만5145명으로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벨기에는 6682명으로 이달 초에 비해 약 3배가 됐고, 네덜란드는 5868명으로 이달 초 대비 약 4배가 됐다. 가장 심각한 곳은 영국이다. 21일 신규 확진자가 5만2009명으로 3개월 만에 5만명을 넘어섰다. 러시아는 22일 신규 감염자가 3만6205명으로 연일 기록을 경신 중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일 “지난주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7% 증가했다”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럽에서만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는 것은 방역 조치 완화 때문이다. 서유럽 국가 대부분이 백신 접종 완료율 60% 중반대를 넘기며 경제 활성화를 위해 빠르게 규제를 풀었다. 지난 7월 가장 먼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영국에선 축구장에 빽빽이 들어찬 관중이 마스크 없이 응원을 벌인다. 독일은 지난 9월 감염 예방법을 개정, 코로나 방역 조치 판단 기준을 신규 확진자가 아닌 입원 환자 수로 바꾸고 방역 규제를 대거 완화했다. 프랑스는 일부 지역에서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했다.

방역 완화 이후 유럽에선 백신 미접종자와 백신을 맞은 지 오래된 사람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신규 감염자의 상당수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청소년과, 백신 면역력이 떨어진 요양원의 노인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청소년 백신 접종과 부스터 샷(3차 추가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영국 BBC 등은 “유럽의 백신 보급이 빨랐던 탓에 면역력 약화(immunity waning)도 빨리 왔다”면서 “백신의 빈틈을 찾아 빨리 메우거나, 방역 조치를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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