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연합함대, 7일간 日 열도 돌며 공동 훈련
美·英 등과 훈련한 일본 견제 목적
중국과 러시아 군함 각 5척씩 총 10척이 일본 열도 주변을 한 바퀴 돌며 해상 무력을 과시했다. 양국 해군이 연합함대를 구성해 해상 순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러 연합 함대는 일본의 전략적 요충지인 쓰가루(津輕)해협, 오스미(大隅)해협을 통과했다. 일본이 최근 미국·영국·호주 등과 함께 해상 훈련을 실시한 데 대한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3일 “중·러 연합 함대가 7일간 진행한 순찰을 마치고 이날 동중국해 모 해역에서 분항(分航·연합 편성된 배를 나누는 것) 의식을 진행했다”며 “중·러 함정 편대는 (17일) 표트르대제만(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앞바다)을 출발, 쓰가루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진입한 후 오스미해협을 통해 동중국해 해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합 항해는 양국의 ‘해상 연합 2021′ 군사훈련의 일환이다.
일본 방위성도 중·러 군함이 지난 18일 쓰가루해협, 22일 오스미해협을 통과해 이들의 움직임을 추적했다고 밝혔다. 중·러 군함은 21일 일본 남부 이즈(伊豆)제도 앞바다에서 함재 헬기 이착륙 훈련도 실시했고 일본은 이에 대응해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발진시켰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중·러 해군은 전에도 쓰가루, 오스미해협에 각각 군함을 보낸 적은 있지만 중·러 군함이 함께 지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에는 중국군 난창(南昌)호 등 최신형 대형 구축함들이 투입됐다.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의 쓰가루해협, 규슈 남쪽의 오스미해협은 일본의 전략적 요충지다. 통상적인 영해 기준인 12해리(약 22.2㎞)를 적용하면 일본의 영해가 돼 외국 군함이 접근할 수 없다. 하지만 항해로를 확보하려는 미국 등의 요구로 일본은 이 지역에 대해 3해리(약 5.6㎞) 영해를 적용하고 있다. 이번 중·러 군함의 항해 역시 해협 중간의 공해(公海)를 통과해 국제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정치적 메시지는 적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일본이 미국·영국·호주 등과 함께 일본 주변 해역에서 해상 훈련을 실시한 데 대한 경고와 견제의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를 주축으로 한 영국 항모전단은 지난달 일본에 기항했고, 미·영·일은 이달 오키나와 서남쪽 해역에서 3척의 항모·경항모를 동원한 합동 훈련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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