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처럼 '자연스럽게·평화롭게' 떠난 네덜란드 지휘 거장 하이팅크
[경향신문]
네덜란드 태생의 지휘 거장 베르나르트 하이팅크가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인의 소속사인 아스코나스 홀트는 하이팅크가 지난 21일 영국 런던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공지했다.
1929년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4년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지휘자로 데뷔했으며, 2년 전 은퇴할 때까지 65년간 포디엄을 지켰다.
그는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독일 지휘자 페르디난트 라이트너를 사사했다. 1961년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의 수석지휘자가 됐고, 1963년부터 27년간 상임지휘자를 지냈다.
하이팅크는 교향곡, 협주곡,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그는 강력하고 파격적인 해석을 오케스트라에 강요하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음악’이 그의 신조였다.
고인은 90세를 맞았던 2019년 6월, 네덜란드 언론 인터뷰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60여년의 지휘 생활을 마감하는 선언마저도 그의 음악처럼 자연스러웠다. “난 이제 아흔 살이라오. 공식적 작별인사는 싫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이제 더 이상 지휘를 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라오.” 그해 9월,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끈 것이 마지막 지휘였다.
2011년 영국 가디언 인터뷰는 고인의 철학과 음악관을 짐작하게 한다. “지휘는 직업이면서 동시에 직업이 아니야. 참으로 모호한 일이지. 무엇이 좋은 지휘자를 만드냐고? 카리스마가 무엇이냐고? 나도 지금까지 계속 그것이 궁금해.”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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