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포로부터 버지니아 사수하라"..미 민주당, 오바마도 나서 총공세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1. 10. 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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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인 버지니아주에서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글렌 영킨 공화당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가 23일(현지시간)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위 사진). 초접전 양상으로 흐르자 민주당은 막판 뒤집기를 막기 위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아래 사진 오른쪽)까지 나서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후보를 돕고 있다. 글렌 앨런·리치먼드 | AP·EPA연합뉴스
공화당 후보 영킨 선전에
주지사 선거 판세 안갯속
매컬리프에 막판 지원전
‘중간선거의 풍향계’ 성격에
바이든·트럼프 대리전 양상

미국 버니지아 주지사를 뽑는 선거가 일주일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1년 뒤에 다가올 중간선거의 풍향계 성격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미국 정치에서 무시 못할 변수로 작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 물가 상승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평가를 엿볼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후보(64)와 글렌 영킨 공화당 후보(55)가 맞붙었다. 2014~2018년 버지니아 주지사를 지낸 매컬리프는 이번이 재선 도전이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선 선대본부장,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대선 선대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영킨은 다국적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냈고 이번이 첫 공직 선거 출마이다.

다음달 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선거 판세는 안갯속이다. 미국 수도 워싱턴과 접해 있는 버지니아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이었지만 2008년 대선 이후 4번 연속 민주당이 승리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버지니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0%포인트 이상 여유 있게 이겼다. 하지만 지난주 발표된 몬머스대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46% 동률로 나오는 등 지지율 간격이 극도로 좁혀졌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낙승을 기대했지만 초접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긴장한 모양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3일 전격 지원유세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대선 이후 1년 만에 열리는 이번 선거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간접 선거로 느껴질 정도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철저하게 ‘트럼프 공포’ 마케팅으로 일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킨을 공식 지지했고 영킨도 이를 환영한 점을 들어 ‘영킨=트럼프’ 프레임을 동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격한 정치와 그로 인한 혼란을 회상시키려 노력한 것이다. 반면 영킨 후보 측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바이든 대통령의 아픈 구석을 찌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1년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의 풍향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으로선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를 승리하더라도 본전치기이지만 패배한다면 중간선거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공화당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승리라는 ‘대어’를 낚는다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탈환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트럼프 변수가 얼마나 작용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워싱턴포스트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는 정치적 동원을 자극하는 요인으로서 트럼프 공포 요인을 시험할 수 있는 계기”라면서 민주당이 채택한 트럼프 공포 마케팅의 성패가 내년 중간선거 캠페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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