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무 많은 경비원, 근로기준법 배제 못한다
[경향신문]
노동부, ‘택배 배달·대리 주차 금지’ 시행 맞춘 새 기준 마련
감시·단속적 업무라도 심신 피로 높다면 노동시간 제한해야
고용노동부가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단속적 노동자를 노동시간·휴게·휴일 관련 근로기준법상 보호에서 배제하도록 승인할 때의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경비원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실질적으로 피로도가 높은 업무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배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노동부는 ‘공동주택 경비원의 감시·단속적 근로자 승인 판단 가이드라인’을 지방노동관서에 시달·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월 발표한 ‘감시·단속적 노동자 승인제도 개선방안’의 후속 조치다.
근로기준법은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사용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의 노동시간·휴게·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경비원은 업무로 인한 육체적 피로도가 비교적 낮다는 특성을 감안한 규정이다. 하지만 경비원이 제대로 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도, 각종 허드렛일을 하는 등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따라 대리 주차나 택배 배달 등을 금지하고 경비원의 업무를 명확히 하도록 개정된 공동주택관리법령이 지난 21일부터 시행됐다. 노동부는 “(감시·단속적 근로자 승인은) 근로자 건강과 직결되는 근로시간의 예외를 두는 제도이므로 규정의 운영 방법과 기준을 더욱 구체화할 필요가 있었고, 공동주택관리법령이 개정·시행돼 공동주택 현장에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 이유를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승인 여부는 ‘심신의 피로도가 노동시간·휴게·휴일 규정을 적용해야 할 정도로 높은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즉 단순히 감시 업무 외 다른 업무를 수행했는지를 따지는 게 아니라, 현행법상 감시 업무를 수행했더라도 심신의 피로도가 높다면 승인에서 제외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경비원이 감시 업무 외 분리수거 등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실제 수행하고 있는 업무 전체를 기준으로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 다른 업무를 규칙적으로 자주 수행해 전체 업무 강도가 높거나, 심신의 긴장도가 매우 높고 부상 위험이 있는 업무를 수행하는 때 승인에서 제외될 수 있다. 특히 노동부는 아파트 단지마다 상황과 여건이 다르므로 승인 여부는 획일적·단편적 기준이 아니라 규정·판례·업무 여건·고용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냉난방 시설 구비, 유해물질·소음 차단, 월평균 4회 이상 휴일 보장 등 경비원의 휴게시설과 노동조건 기준을 담은 근로감독관 집무규정 개정안(훈령)도 25일부터 시행한다. 이 기준도 모두 갖춰야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승인받을 수 있다. 승인 유효기간은 3년이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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