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주세요"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외압 정황

이보라·손구민 기자 입력 2021. 10. 24. 21:03 수정 2021. 10. 2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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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외압으로 중도 사퇴했음을 보여주는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2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황 전 사장은 2015년 2월6일 유한기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집무실에서 만났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 공사 내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에 이은 2인자(유투)로 불린 인물이다.

이 자리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에게 “오늘 해야 한다.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난다. 아주 꼴이 꼴이 아니다”며 즉각 사직서를 쓸 것을 종용했다. 황 전 사장이 “내가 유동규를 한 번 만나겠다”고 하자 유한기 전 본부장은 “(사직서를) 주세요”라고 재차 말했다.

황 전 사장이 “시장한테 갖다줘도 당신한테 못 주겠다”며 “정 실장도 유동규도 당신한테 다 떠미는 거냐”고 묻자 “양쪽 다 그러고 있다”고 답했다. 황 전 사장은 당시 자신이 언급한 ‘정 실장’은 정진상 당시 성남시장 정책실장을 뜻한다고 경향신문에 밝혔다. 정 전 실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최측근이다. 유한기 전 본부장과 황 전 사장이 40분간 나눈 대화에서 사직서 독촉은 14번, 유동규 전 본부장은 12번, 정 실장은 8번 등장한다. 이후 황 전 사장은 임기를 1년6개월 남겨두고 2015년 3월 돌연 중도 하차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실장은 경향신문에 “이런 일에는 항장 저를 파는 사람들이 있다”며 “저는 누구와도 황 사장 거취문제를 의논하지 않았고, 제가 성남시 실국들 십여개의 산하기관의 공약 사업에 관여하지만 세부적 내용에는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보라·손구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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