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개국 리더가 모인다..더 센 기후약속 나올까

박은하 기자 2021. 10. 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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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6' 31일 영국서 개막

[경향신문]

탄소중립 구체적 대응 논의
중·러 정상 불참에 ‘회의적’
각국 온실가스 감축 발표
‘탄소 배출권 거래’도 촉각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오는 31일(현지시간)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다. COP는 기후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사회 최대·최고의 의사결정기구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한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라 마련됐다. 교토의정서(1997년), 파리협약(2015년) 등 기후 대응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굵직한 약속은 COP를 거쳐서 나왔다. 전 세계 196개국과 EU 대표단, 기후운동가들, 기업인, 언론인 등 2만5000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COP26은 국제사회의 기후 대응에서 중요한 기점이 될 회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시절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미국이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복귀한 뒤 처음 열리는 총회다. 교토 체제 만료 이후 신기후 체제에서 열리는 첫 총회이기도 하다. 1997년 12월 교토의정서를 채택하며 시작된 교토 체제는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노력한다는 국제사회의 합의를 처음으로 이끌어냈지만 구체적인 목표치는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2020년 만료되는 교토 체제를 대체할 기후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약 200개국이 참여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합의를 이끌어낸 파리협정이 그 결과물이다.

COP26에서는 2021년부터 시작되는 신기후 체제를 이끌어갈 구체적 방안과 규칙이 논의된다. 각국은 COP26이 열리기 전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중간 목표로서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제출하기로 약속했다. 개발도상국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재정기금 논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은 2009년 개도국의 기후 대응을 위한 1000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기로 약속했지만, 2019년 기준 선진국의 기후기금 규모는 796억달러에 그쳤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국가 간 거래를 허용하는 국제 탄소시장 지침을 채택할지도 관심거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열리는 총회라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코로나19 봉쇄 완화로 각국이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하기에 앞서 탄소배출을 덜 하도록 산업구조와 에너지 소비를 재편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의미있는 합의 도출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당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참석이 불투명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며 인도와 러시아는 미국에 이어 세 번째와 네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다. 최근 유럽과 미국의 에너지 가격 상승과 중국의 전력난 등도 급진적 방안을 담은 합의를 가로막는 변수로 지목된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인 파트리시아 에스피노사는 “이번 총회에서 제대로 된 협약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기후난민과 식량 부족 등의 문제로 세계안보가 붕괴할 것”이라며 “일부 국가들의 불참이 협약의 성공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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