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제전역' 멍에 벗은 변희수 하사, 다시는 이런 비극 없기를

입력 2021. 10. 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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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육군이 고 변희수 전 하사의 인사기록을 ‘심신장애 3급 강제전역’에서 ‘정상 전역’으로 정정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육군이 지난해 1월 성전환(성확정) 수술을 이유로 ‘강제전역’ 처분한 것을 취소한다는 의미다. 인사기록을 바로잡는 것은 고인과 유족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군이 해야 할 당연한 조치다. 군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변 전 하사와 같은 안타까운 죽음이 다시는 없도록 관련 법·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군의 인사기록 정정은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처분 취소청구소송 1심에서 육군이 패소하고 법무부가 항소 포기를 지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그동안 국방부와 육군이 보여준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변 전 하사가 계속 복무하겠다는 열망을 보였음에도 군은 사회에서 인정된 성별 정정을 ‘장애’로 취급하고 강제로 내쫓았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기구들은 “인권침해, 차별을 금지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육군본부는 그의 재심 요청도 거부했다. 헌법에 보장된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추구 권리가 침해되고 성적 소수자에 대한 제도적·정신적 차별과 혐오가 가해진 것이다. 강제전역이 위법하다는 최근 법원의 판결은 당연했다. 그럼에도 군은 1심 판결을 수용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기는커녕 항소 방침을 밝혔다. 소수자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얼마나 동떨어진 조직인지 드러내고, 국제사회에서도 망신을 자초했다.

군은 제도적 개선 요구가 나올 때마다 “군의 특수성”을 되풀이해왔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도 “군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성전환자의 군 복무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이 상명하복의 지휘·명령체계를 갖고 있으며 집단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그 특수성을 빌미로 한국 사회, 나아가 인류의 보편적 인권 규범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이미 세계 20여개 국가가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과 기본적 행복추구권을 앞서는 특수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군당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육군 규정’을 서둘러 손질하는 등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럴 때만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 변 전 하사와 같은 고통을 겪는 군인이 다시 나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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