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3지대 연쇄접촉 김종인 "11월5일 이후 대선 역할 할지 결심"

한기호 2021. 10. 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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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후보 선출 앞두고 역할론..이틀 전 尹과 만찬 때 일부 조언
김동연 '새로운물결' 창당행사 축사로 "정치발전 큰 기여"
金, 李대표와 오찬서 대선 선대본부 구성 등 논의
安 독자출마엔 "대선 4달 앞 3지대 본선 뛰어들 사람 있겠나"
국민의힘 이준석(오른쪽) 대표와 김종인(가운데)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정치권 내 '킹 메이커'로 통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연이어 굵직한 일정을 가지며 그의 대선 정국 역할 가능성으로 눈길을 모았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최종 선출(다음달 5일)을 열흘여 앞두고 서울 종로구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 회동한 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제3지대 신당 창당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이틀 전(22일)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나 정치인으로서 언행에 관한 조언을 한 것으로도 드러난 터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국민의힘 대선 지휘 제안을 받았을지 등으로 주목 받았다.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김 전 부총리의 새로운물결(가칭) 창당 발기인대회 참석 직후 기자들을 만난 이 대표는 "상시적인 소통의 자리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건 없다"면서 "(대선 선거대책위원장 등) 언론인들이 궁금해할 만한 제안은 없었다"고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말을 아꼈다. 그는 "아무래도 선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 사항을 상의 드리고 생각이 공유되는 지점이 있는지를 확인했다"고 에둘러 전했다.

김 전 위원장도 취재진을 만나 "11월5일 후보가 확정되면 선대본부를 차려야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 이 대표의 생각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경선 국면에서 특정 후보에 힘 싣기는 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11월5일이 경과해봐야지 내가 어떻게 결심할 거냐를 가서 이야기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나는 과거에 여러 차례 (선거 지휘) 경험을 해봤고, 그 경험의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또 한 번 그런 짓을 해야 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 간단하게 판단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통령 후보가 될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과연 나라를 이끌어가는 데 확실한 비전과 계획이 있어서 그것을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후보인지 아닌지 내가 확인하지 않으면 나는 절대로 (조력 역할을) 안 한다"고 덧붙였다. 최종 선출될 후보가 누구인지와 대선에 임하는 태도 등을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이 지난 22일 만찬 이후 자신에 대해 "아마 경선 마치고 나면 좀 도와주실 것 같은 느낌"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친 데 대해선 "그건 본인(윤 전 총장) 느낌이 그런 거고"라며 일단 거리를 뒀다. 만찬 당시 김 전 위원장은 "정치인은 명료한 언어를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언했고, 윤 전 총장은 "언행을 삼가고 또 삼갈 것"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다음달 5일, 이르면 이달 말 대선 독자출마 선언이 임박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선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 모두 여전히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 대표는 "안 대표가 출마할 거라는 건 일고의 의심도 없었다"며 "끝까지 후보로 뛰실지에 대해선 안그러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께서 이번에 출마한다면 지금까지의 3지대론이나 새정치와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내야되기 때문에 그것이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오찬에서) 안철수 그런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다"며 "지금 제3지대라는 게 말이 그렇지, 선거가 4개월 밖에 안 남았는데 제3지대를 해서 본선에 직접 뛰어들 용기 있는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 본다"고 했다. 이는 3지대 주자가 대선을 완주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담긴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이날 새로운물결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김 전 부총리는 "이 정치의 판을 바꾸기 위해 오늘 '새로운 물결'을 창당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거대 양당의 경선 과정은 닥치고 '정권 유지'와 '정권 탈환'을 위해 상대를 흠집 내는 네거티브로 지지층을 흥분시키고 있다"며 "정치와 후보를 혐오하게 하는 '비호감 월드컵'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약속했던 축사에 나서 "김 전 부총리에게 3~4년 전부터 정치를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드디어 처음으로 하나의 정치 결사체가 만들어지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거대 양당에 대해 "최근 대통령 경선 과정을 보면 '이분들이 우리나라의 당면한 현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라는 회의를 갖고 있다"며 "김 전 부총리가 시도하는 바가 한국 정치 발전과 경제사회 구조 변화에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이 대표도 축사에 나서 "국민의힘과 새로운물결은 같은 방향을 향하는 같은 뜻을 가진 동지"라며 "저는 우리 당 대선후보가 선출되는 11월5일 이후 하나의 물줄기로 합쳐져 같은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본다"고 연대 가능성에 기대를 내비쳤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참석해 "반란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반란 대상이 와서 축하해주는 거 자체가 새정치"라며 "민주당도 이런 새로운 변화에 같이 껴안고 머리를 맞대면서 새로운 대한민국 만드는 데 같이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해 여야가 '구애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김 전 부총리는 여야 지도부의 러브콜에 "저희는 저희가 생각한 길로 갈거다. 뚜벅뚜벅"이라며 "묵은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기존의 강고한 양당 구조나 정치 구조로 해결될 수 없기에 창당준비위원회를 만들었다"고 선을 그었다. '새로운 물결과 뜻 맞는 후보 있으면 대선에서 간접 지원이라도 할 거냐'는 질문에도 "제가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대선) 예비후보"라며 일축했다.

그는 안 대표 등과의 제3지대 접촉 가능성엔 "제3지대 논의는 저희가 뜻을 같이하고 가지고 있는 여러 생각들, 기득권 타파, 기회 양극화의 해소, 국가 균형 발전 취지에 동참하면 언제든 대화의 문을 열 것"이라며 "안 대표든 심상정 대표든 기득권 양당 구조 타파를 같이한다면 언제든 만나서 대화할 것"이라고 한층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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