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출 2억 초과 'DSR 40% 적용' 조기시행
상환능력 중심 대출관행 초점
적용범위도 2금융권으로 확대
금융당국이 오는 26일 발표하는 가계부채 추가 대책의 핵심은 '상환능력 중심 대출관행'을 정착시키려는 데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조기에 강화해 차주별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적용 범위도 확대한다. 전세대출은 DSR에 포함되지 않지만,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보완책이 나올 수 있다.
당국이 올 초 밝힌 계획대로라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각각 산정하던 대출 한도를 일괄적으로 산출한다. 두 대출의 총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연 소득의 40%까지만 원리금을 갚는데 쓸 수 있다. 연소득 5000만원 차주가 7억원 아파트를 구매할 시 6000만원가량 한도가 줄어든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6일 가계부채 추가 관리방안을 발표한다. 지난 4월 1차 대책을 발표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진정되지 않고 전세자금 등 일부 대출에 대한 소비자 혼란이 계속되자 보완책을 내놓는 것이다. 차주의 상환능력 평가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추가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DSR 시행을 앞당기는 문제와 2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가계부채의 질 관리 강화 등을 담을 것"이라며 "내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방안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핵심은 '차주별 DSR' 규제 강화다. DSR은 연 소득 중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얼마를 지출하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DSR이 40%라면 차주의 연소득 중 원리금 상환에 40%이상을 쓸 수 없도록 하다는 뜻이다. 연소득 5000만원이면 2000만원이 기준이다. 당국은 올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3단계로 나눠 시행하기로 했고 현재는 주택담보대출은 규제지역 내 6억원 초과 주택에, 신용대출은 1억원초과에 한해 적용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83.5%, 경기도 아파트의 33.4%가 이 기준에 적용됐다.
조기 시행이 유력한 2단계는 '총 대출액 2억원 초과' 차주에 DSR 40%를 적용한다. 최소 243만명(2월 기준·전 차주 12.3%)이 대상이다. 3단계까지 확대되면 전체 가계대출액의 76.5%가 해당한다. 특히 2단계에서는 신용대출 DSR 산정 만기를 현재 7년에서 5년으로 하향조정되는데, 만기 산정기간이 줄어들면 월 상환액이 늘어 총 대출 규모가 줄어든다.
이를테면 연소득이 5000만원이고 자신의 소득만큼 마이너스통장(금리 연 3.95%)을 개설해놓은 차주가 시세 7억원 서울 아파트를 담보로 현재 주택담보대출(금리 연 3.47%)을 신청하면 현재는 2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연 주담대 상환액 1074만원, 마통 911만원을 고려한 수치다.
하지만 2단계를 조기 적용하면 해당 차주의 마이너스통장 만기산정기간이 5년으로 줄면서 연 원리금 상환액이 911만원에서 1198만원으로 늘어난다. 연소득(5000만원)의 40%(2000만원)가 연간 원리금 상환 최대 한도인 차주가 1200만원을 신용대출 빚을 갚는데 써버리면 남은 주담대 연 상환 한도는 800만원에 불과하다. 이 경우 주담대는 1억4000만원(월 66만원·원리금균등상환)밖에 받을 수 없다.
해당 규제는 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등 2금융권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차주별 DSR 40%를 적용받는 금융권은 은행에 한정된다. 비은행권은 60%로 상대적으로 대출 한도가 높게 책정되고 있다. 규제 풍선효과로 올 9월말까지 2금융권에서만 31조4000억원이 가계대출이 늘어난 이유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 1조4000억원의 23배 수준이다.
전세대출은 DSR 산정에서 제외되지만 추가 규제 가능성은 다분하다. 주택금융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의 시중은행 전세대출 보증비율 축소가 유력하다. 보증비율이 줄어들면 시중은행들이 미회수 리스크를 고려해 자체적으로 전세대출 취급을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증비율 축소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취약계층 피해 우려가 있어서 고려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6일에는 내년 가계부채 관리대책의 전반적인 기조도 발표된다. 당국은 올해 6%로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를 내년에는 4%로 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 정책 외에도 은행 자체적으로 대출 취급을 꾸준히 억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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