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자 피해 양산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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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금융회사들이 연루된 초대형 금융사건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당시 감독체계의 한계를 깨달은 미국도 소비자 보호 조직을 독립시켰고,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규제(소비자 보호)를 분리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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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금융회사들이 연루된 초대형 금융사건이었다.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수십개의 금융회사들이 연루됐으며, 소비자 피해가 7조원에 육박했다. 금융회사들의 탐욕에 소비자들이 무방비로 농락당했으나 금융당국은 소비자들 곁에 있지 않았다. 오히려 금융당국은 2015년 ‘금융산업 육성’이라는 명분으로 사모펀드 규제를 대거 풀어놓은 뒤 수수방관했다. 이런 감독체계의 문제가 초대형 금융사건들의 근본적 원인이 됐다.
현행 금융감독체계는 금융산업 육성과 감독 정책이 금융위원회로 일원화돼 있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금융위가 액셀(산업 육성)과 브레이크(감독)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감독 집행과 소비자 보호를 맡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금융위 산하 기관이다. ‘총감독’인 금융위가 금융산업 육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탓에 감독 기능은 후순위로 밀리고 소비자 피해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체계는 2008년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만들어졌다. 게다가 지금 같은 글로벌 시대에 국제금융은 따로 떼어 기획재정부에 맡겼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기형적인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도 금융당국 수장들은 현행 체제가 좋다고 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1일 국정감사에서 ‘정부 교체기를 맞아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자꾸 바꾸기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유기적으로 협조하는 체제와 관행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정은보 금감원장도 “미세조정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피아(금융관료) 출신다운 답변이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결국 정치권이 주도해야 한다. 마침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개편 법안을 발의했다. 금융정책 전반은 기재부가 맡고, 금융감독기구는 금융회사 건전성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위원회와 소비자 보호를 맡는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로 이원화하자는 게 핵심이다.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당시 감독체계의 한계를 깨달은 미국도 소비자 보호 조직을 독립시켰고,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규제(소비자 보호)를 분리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금융감독체계의 문제점이 분명하게 드러난 만큼 여야 대선 후보들도 개편 논의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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