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법이] '욱 해서' 보복운전..'흉기 협박' 처벌 받는다

강현석 기자 2021. 10. 2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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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운전 도중 누가 경적을 울리거나, 끼어들었다고 보복 운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그랬으니까 하고 도로 위에서 위험한 행동을 하는 건데 법정에 가면 흉기로 사람을 위협하는 것과 똑같이 여겨져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법이 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앞질렀다는 이유로…급추월, 긴 경적, 지연 운행, 가로막기, 결국 들이받기까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이 영화는 보복운전의 모든 걸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은 좀 다릅니다.

난폭운전 대상은 불특정 다수입니다.

많은 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칼치기가 대표적이죠.

보복운전은 보복 대상이 특정됩니다.

법으로 보겠습니다.

난폭운전은 도로교통법으로 처벌합니다.

법에 명확히 하지 말란 걸 정했기 때문이죠.

보복운전은 어떨까요?

[남중구/변호사 : 보복운전은 형법이 정한 특수폭행, 특수상해, 특수손괴, 특수협박 네 가지 규정을 적용해 처벌하게 됩니다.]

전부 앞에 특수가 붙네요? 다시 말해 칼 든 협박과 보복운전 위협을 똑같이 본다는 거죠.

[남중구 / 변호사 : (칼로 하는 위협과 비교하면) 사람이 다칠 확률은 차로 위협할 때가 더 높을 수 있거든요.]

보복운전은 기본이 '특수 협박'입니다.

상대 경적소리에 화가 난 A씨.

앞으로 끼어들어 멈췄다 섰다를 반복했죠.

이건 합의도 안되고, 형량도 높습니다.

이러다 차가 부서지면 '특수재물손괴'입니다.

또 특수가 붙죠.

상향등을 켜고, 경적을 울리고, 추월 뒤 급제동으로 상대 차 범퍼를 망가트린 B씨.

사람이 다치면 '특수폭행' 또는 '특수상해'죠.

경적소리에 화가 난 C씨.

차를 세워 욕 하고 때리고… 이러고도 분이 안 풀려 급정거 사고도 냅니다.

상대 차가 망가진 건 물론, 전치 2주 상해도 입혔죠.

특수상해는 벌금형 없이 집행유예부터 시작합니다.

가해자가 공무원이면 직업을 잃겠죠.

보복운전은 혐의 여럿이 한번에 적용되기도 합니다.

전조등을 끄고 달리던 차가 못 마땅했던 택시기사 D씨.

동료까지 불러 시속 150km로 차량을 둘러쌉니다.

차는 부서지고 사람까지 다쳤는데, 특수협박 등 7개 법조항이 적용됐습니다.

후회하고 뒤늦게 합의를 원해도 쉽지 않습니다.

[박성현/변호사 : 감정의 골이 상당히 깊어서 오는 경우가 많이 있고요. 합의 자체를 다른 범죄처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한가지 중요한 게 있습니다.

보복운전에 맞대응은 절대 금물입니다.

흥분 상태인 상대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거든요.

[박성현/변호사 : 도발에 응하지 마라. 감정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 드잡이질도 이뤄질 수 있고요. 차 안에서 경찰에 신고하시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겠다.]

이런 상황에선 블랙박스, CCTV 증거를 꼭 챙겨두고, 영상 화질이 낮다면 상대차 번호를 녹음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취재협조 : 로톡)

(영상디자인 : 유정배,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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