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하고 손맞잡은 명낙, 30분 원팀 회동..장외선 "사퇴" 소란(종합)
밖에는 지지자들 모여 충돌·분열.."사사오입 철회" "원팀 안해" 구호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강민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종로구의 한 찻집에서 만나 포옹했다.
지난 10일 대선 경선 결과 발표 후 약 2주 만에 대면해 '원팀 회동'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약 30여분간 진행됐다. 경선 라이벌인 두 사람이 만나 한목소리로 정권 재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경선 갈등 봉합 수순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회동장 밖에서는 양측의 지지자들 100여명이 운집, 서로를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고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등 끝나지 않은 후유증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명·낙, 화기애애한 만남…이재명 기다리고 이낙연은 포옹하고
약속장소인 종로구 찻집에는 이 후보가 먼저 도착했다.
감색 정장에 푸른 넥타이를 찬 이 후보는 약속 시간 10분 전쯤에 박찬대 후보 대변인 및 김남국 후보 수행실장과 도착, 찻집 안을 둘러본 뒤 다시 나와 가게 앞에서 이 전 대표를 기다렸다.
검은색 정장에 노란색 사선 무늬 넥타이를 갖춰 입은 이 전 대표는 약속 시간에 맞춰 찻집에 도착했다.
2주 만에 마주한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의 팔과 어깨를 잡아당기자 이 후보도 이에 호응했다. 두 사람은 포옹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뒤 나란히 찻집 안으로 들어갔다.
회동장 안에서도 두 사람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모두발언에서도 서로에게 발언권을 재차 양보하는 등,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의 거듭된 사양에 결국 이 전 대표가 먼저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품에서 미리 준비한 발언문이 적힌 종이를 꺼낸 뒤 "저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경선 패배 후 이 전 대표는 지방 모처와 서울 자택을 오가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2일 서울로 돌아왔다.
이 전 대표의 발언 후, 이 후보는 "인생으로나 당 활동 이력으로나 삶의 경륜이나 역량이나 뭐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대표님"이라고 추켜세우며 화답했다.
이 후보의 발언 중 이 전 대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약 30여분간의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두 사람은 웃으며 나란히 찻집에서 나왔다.
회동 관련 브리핑은 양측 대변인에게 맡긴 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서로 밀착해 손을 맞잡고 혼잡한 회견장 밖 골목길을 빠져나왔다.
골목 끝에 도착한 이 전 대표가 먼저 대기하고 있던 차에 탔다.
이 후보는 허리를 숙이고 손을 맞잡으며 이 전 대표를 배웅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차를 타고 떠난 뒤에야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욕설에 충돌까지…이낙연 지지자들 100여명 모여 "이재명 사퇴하라"
그러나 어렵사리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의 회동과 달리 장외분위기는 험악했다.
약속 시간 2시간여 전부터 지지자들은 회동 장소 앞에 운집했다.
100여 명의 인파 중 대다수는 이 전 대표 지지자였다.
이들은 '부정선거 민주자멸' '결선가자' '본선경쟁 오직 NY(낙연)' '사사오입 철회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원팀 없다" "이재명 사퇴" 등의 구호를 재차 외쳤다.
지지자들 간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유튜버들이 지지자들의 모습을 촬영하며 비판하자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들을 향해 "이재명에게 얼마를 받았냐"고 소리 높여 외쳤다.
그러자 유튜버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양측간에 삿대질·욕설을 섞인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곳곳에서 일촉즉발의 양상이 빚어져다.
현장의 험악한 분위기는 이 후보가 현장에 도착하며 극에 달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 후보를 향해 "이재명 사퇴하라" "사사오입 철회하라"를 외치며 달려들었다가 당 실무진의 제지를 받았다.
이 후보는 회동 장소로 이어지는 골목길에서 항의하는 이 전 대표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가까스로 이동하기도 했다. 박찬대, 김남국 의원 등의 '엄호' 속에서 발길을 옮겼지만 일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밀치면서 걸음이 순조롭지 못했다.
지지자들은 이후 이 전 대표가 회동장에 들어가자 이 전 대표의 이름을 연신 외쳤다.
이 전 대표는 손짓으로 지지자들을 말리며 회동장 안에 들어갔다.
비공개 회동 중에도 이들은 "사랑해요 이낙연" "원팀 안해" 등의 구호를 이어갔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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