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송 하나 사서 연금처럼 받자"..음악저작권 사들이는 기업들
음원 저작권 주식처럼 사들여
저작권료 받거나 매도해 차익
저작권 거래 사이트 뮤직카우
내년 몸값 1조원대 상장 예정
年수익 40억대 음원유통회사
M&A시장서 10배가치에 팔려
블랙스톤 등 해외 큰손도
음악저작권기업 잇단 투자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음악저작권 거래 플랫폼인 뮤직카우는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해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뮤직카우는 내년 하반기 또는 2023년 국내 증시 입성을 목표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뮤직카우가 상장한 후 조 단위 기업가치를 지닐 것으로 본다. 이 회사가 중소벤처기업부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되며 1000억원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게 지난 7월임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로 몸값이 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뮤직카우는 음악저작권 거래 플랫폼을 통해 작곡가와 작사가에게서 저작권을 인수하고 음악기획사에서는 저작인접권을 사들인다. 이후 일부는 보유하고 일부는 플랫폼에 상장시킨다. 회원들은 상장된 저작권을 주식처럼 사들여 저작권료를 받거나 타인에게 매도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지난달 기준 누적 가입자는 71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플랫폼을 통한 누적 거래액은 올해 들어 9월까지 2464억원을 넘겨 지난해 9월 313억여 원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SF9 설현 등 인기 가수가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FNC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저작인접권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 3월 냠냠엔터테인먼트에 150억원을 주고 음원 372곡에 대한 저작인접권을 확보한 이래 추가 인수 기회를 물색 중이다. FNC인베스트먼트가 저작인접권을 매입한 음원에는 '호텔 델루나' 삽입곡인 태연의 '그대라는 시'와 엑소-첸백시의 '너를 위해' 등이 들어 있다. FNC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FNC는 자사 소속 아티스트의 저작인접권은 물론 유명 외부 아티스트의 음악 권리를 추가로 취득해 매년 안정적인 수입원을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지영 '사랑 안 해'와 윤미래 '시간이 흐른 뒤' 등 히트곡을 작곡한 박근태 씨는 본인이 설립한 비욘드뮤직을 통한 과감한 M&A로 주목받았다.
올 상반기 투자사 베이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맺어 LF그룹 음원 유통 자회사 케이앤씨뮤직을 44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케이앤씨뮤직 연간 영업수익이 30억~40억원임을 감안하면 연매출 대비 10배로 기업가치를 인정해준 셈이다. 음악 저작권과 저작인접권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나날이 고도화하는 금융 기법에 있다. 과거 창작자나 음악기획사는 음원을 통해 현금 흐름을 만들면서도 이를 활용해 목돈을 마련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이제 저작권·저작인접권의 미래 현금 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인수해주는 기업이 나타나면서 창작자와 음악기획사가 다양한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저작권 가치는 최근 5년간 연간 저작권료 수입 평균을 산출해 이의 5~10배 수준으로 산정한다. 작곡가가 특정 노래 저작권으로 5년 동안 올린 수입의 연평균 수치가 1억원이라면 5억~1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K팝과 한국 드라마·영화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뜨거워지면서 음악 저작권 가치는 더욱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에 수록된 방탄소년단(BTS) 뷔의 자작곡 '스위트 나이트(Sweet Night)'는 지난 21일 음원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 1억6900만건을 돌파하며 한국 OST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블랙스톤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아폴로 등 기업 경영권 인수 투자에 집중하던 세계적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도 최근 음악 저작권 시장 성장성에 베팅하는 추세다. 실제 KKR는 패밀리 오피스인 던디파트너스와 함께 코발트캐피털이 갖고 있는 음악 저작권 포트폴리오를 약 11억달러(약 1조2900억원)에 사들였다.
블랙스톤도 최근 음악 판권 투자업체 힙노시스를 통해 관련 사업에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를 투자했다.
[김인오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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