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협상 일단락..美, 대화재개가 우선

한예경 2021. 10. 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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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성김 "종전선언 포함 지속협력
北미사일은 주변국에 위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강조한 이후 급물살을 탔던 한미 간 '종전선언' 협상이 큰 진전 없이 일단락됐다. 미국은 종전선언보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4일 오전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날 방한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한미 대북수석대표 협의를 했다. 노 본부장은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진지하고 심도 있는 협의를 했다"며 "한미 양국은 이를 바탕으로 인도적 협력, 의미 있는 신뢰 구축 조치 등 다양한 대북 관여 방안을 지속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대북 대화 재개 시 북측 관심사를 포함한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양국 공동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미국 정부도 각급에서 지속적으로 대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만큼 북측이 조속히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북 대화가 재개되면 북한이 관심을 갖고 있는 종전선언, 제재 완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해볼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 김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포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을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여전히 돼 있고,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떤 적대적인 의도도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북한이 긍정적으로 응답하기를 바란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과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인 노 본부장과 성 김 대표는 지난 18∼19일(현지시간)에 미국 워싱턴에서 북핵 관련 대면 협의를 하고 이날 약 5일 만에 또다시 서울에서 만났다. 18일 성 김 대표는 "이번 주말 서울에서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과 함께 다른 상호 우려사항에 관한 논의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김 대표가 이날 회동 직후 내놓은 발언 내용에 따르면 미국 측은 종전선언이 가져올 각종 안보·군사적 우려사항을 제기하고 대북 대화 재개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 김 대표는 특히 종전선언을 언급할 때마다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이라고 말하면서 아직까지 우리 측 '제안'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모두에 언급한 것도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종전선언은 의미 없다는 워싱턴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성 김 대표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미사일 발사에 대해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우려스러우며 한반도에 지속적인 평화를 향한 진전을 만드는 데 역효과를 낸다"면서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주변국에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미사일 발사가 유엔 제재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규탄'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위협'이라고만 규정한 것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수위 조절로 해석된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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