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클래식 미래' 두 남자, 만추의 감성 선율에 담는다
세계 콩쿠르 휩쓴 기대주
"동네 친구지만 합주는 처음
우리만의 색깔 입혀 연주"
브람스·프랑크·슈만 작품
밀도높은 호흡 이중주 도전
주목받는 신예답게 둘은 주로 오케스트라와의 화려한 협연 무대에 오른 터라, 이중주 무대는 둘에게도 오랜만이다. 지난달 23일 세종 체임버홀에서 "동네에서 놀기만 하다가 함께 연주하려니 어색하다"며 낯을 가리는 두 남자를 만났다.
"저 개인적으로 정말 오랜만의 이중주 무대예요. 이중주는 솔로보다 확실히 어려운 측면이 있어요. 독주를 할 땐 제 마음대로 모든 걸 다 펼쳐낼 수 있지만, 이중주는 상대 연주자와 밸런스를 맞춰야 하니까요."(신창용)
"삼중주, 사중주 같은 실내악 연주에선 악기별 역할을 어떻게 조율해 갈지가 핵심이에요. 어떤 악기는 좀 더 주도적인 역할을 맡기도 하고, 반면 어떤 악기는 보조적인 기능을 하기도 하죠. 이중주에선 그 비율이 거의 50대50으로 비슷해요. 보다 책임감을 갖고 연주에 임해야 하죠."(김동현)
이중주는 두 연주자 사이의 밀도 높은 소통과 호흡을 요구하는 편성이다. 마침 둘은 지난해 젊은 음악인들의 모임에서 처음 만난 뒤 급속도로 친해졌다. 서로 지근거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말 그대로 동네 친구로 함께 자주 어울려 놀았다.
"일단 서로의 음악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함께 놀던 친구랑 갑자기 일을 하려고 하니 왠지 어색하기도 하고요."(신창용)
"맞아요. 악기 없이 개인적으로 만날 때와 각자 악기를 갖고 마주볼 때는 확실히 차이가 있어요. 평소 내가 알던 창용 형이 아닌 것 같죠."(김동현)
이번 연주회는 슈베르트, 브람스, 슈만, 프랑크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브람스 작품은 굉장히 무게감 있는 곡인 반면, 슈베르트와 슈만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감상적인 작품들이다.
"4곡 중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과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가 메인 역할을 하게 될 거예요. 두 작품을 중심으로 해서 비슷한 감성인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3개의 로망스'와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1번'을 선택했어요."(김동현)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피아노에도 바이올린만큼이나 굉장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바이올린이 주도하고, 피아노가 반주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실 전 브람스의 피아노 작품보다 바이올린 곡을 더 좋아해요. 브람스의 피아노는 너무 단단하고 빈틈이 없어요. 하지만 바이올린 작품에선 피아노 곡에서 찾을 수 없는 감정선이 엿보이죠. 특히 이번에 연주할 1번은 2번, 3번 소나타 보다 훨씬 진솔한 느낌의 작품이에요."(신창용)
"브람스의 교향곡이나 협주곡이 정제된 공개 연설 같다면, 바이올린 소나타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한 음 한 음 더 소중하게 대하게 돼요. 많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리는 작품인 만큼, 저희만의 색깔을 확실히 입혀 연주할 생각이에요."(김동현)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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