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항공 뜨면 서울 전역 소음 몸살?"..전문가 대답 'NO'

서진우 2021. 10. 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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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부 사장 인터뷰
도심항공 운항 상용화 위해
현대차그룹 UAM 사업 조직
용산사옥에 집결해 역량 극대화
전기배터리 탑재하는 도심항공
우려처럼 소음 공해 크지 않아
궁극적 목표는 무인 자율비행

◆ 도심항공교통 시대 눈앞 ◆

현대자동차그룹이 '도심항공교통(UAM)' 사업부를 지금의 서울 서초구 양재 사옥에서 용산구 원효로4가 현대차 사옥(1만8120㎡)으로 이전한다. 이곳에 그룹이 개발하는 미래 이동수단 중에서도 핵심인 UAM 관련 조직 입주가 확정된 것이다. 구체적인 이전 시기는 내부 조율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UAM 사업부장(사장)은 19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효로 사옥을 우리(UAM 사업부)가 쓸 수 있게 됐다"며 "(연구개발 외) 실물 비행시험 용지 등은 다른 여러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UAM은 수직으로 이착륙해 활주로 없이 도시 간 또는 도심 내 이동이 가능한 비행체다. 현대차는 2028년 UAM 상용화를 노린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동차 회사가 왜 비행체를 만드나.

▷최소의 불편으로 각자가 원하는 곳에 가게끔 하는 게 모빌리티의 정수다. 현대차그룹은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기 위해 UAM을 만든다.

―UAM 개발 일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에코 시스템'이다. 이것저것 다 얽혀 있다는 말이다. 비행체 개발뿐 아니라 그 기체의 인증과 실제 비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비행체가 뜨고 내릴 장소와 시설도 중요하다. 해당 비행체에서 내려 다른 기·종점으로 옮겨 갈 또 다른 이동 수단(목적기반차량) 개발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 럭비팀을 떠올려 보면 된다. 상대방을 무너뜨리기 위해 한 팀 선수들이 서로 팔을 끼워 스크럼을 짜듯이 말이다. 우리 같은 비행체 개발 업체와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존 공항, 텔레커뮤니케이션(데이터 송수신) 업체 등이 새 시장을 열겠다는 한 목표 아래 전진해야 한다.

―세계가 공급망 붕괴로 시끄럽다.

▷물론 우리의 UAM 상용화 목표 시기는 2028년이지만 만약 그때도 물류난이 재현되면 UAM 사업에도 타격을 줄 것이다. 일반 항공기는 주문 생산한 뒤 조종사가 생산지에서 가서 몰고 오면 된다. 하지만 UAM은 100% 전동화 장치여서 전기배터리가 갖는 항속거리 한계를 고려하면 150마일 이상 장거리를 한 번에 날아갈 수 없다. UAM 개발 후 미국 등 전략 시장 현지에도 UAM 공장을 지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UAM이 날아다니게 되면 소음부터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UAM은 전기배터리로 움직인다. 지금 전기차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조용히 달리지 않나. 다른 하나는 프로펠러 크기다. 헬리콥터는 큰 프로펠러 하나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아주 빠른 속도로 돌려야 한다. 하지만 UAM은 비행체 곳곳에 그보다 훨씬 작은 프로펠러 여러 개를 분산 배치한다. 각 프로펠러의 회전 속도는 헬리콥터의 그것보다 상대적으로 덜 빠르기 때문에 여기서도 소음이 줄어든다. 물론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건 아니다. 헬리콥터 비행 시 소음이 80㏈(데시벨) 정도인데 UAM은 60㏈ 이하를 목표로 한다. 이는 현재 일반 대도시 생활 소음과 유사한 수준이다. 우리의 목표는 '(UAM이 날아다니는 동안) 사람들이 하늘을 쳐다보지 않도록 하자'는 데 있다.

―어느 정도 높이로 날아다니나.

▷UAM은 도심에서 대략 40㎞ 거리를 주로 오갈 텐데 이 경우 너무 높게 올라갔다간 그 즉시 바로 내려와야 할지 모른다. 높게 날아서 지상의 사람들에게 소음을 안 줄수록 좋겠지만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많아 비효율적이다. UAM의 최대 고도는 500m 정도면 된다.

―같은 무게의 사람과 물건에서 사람을 이동시킬 땐 비행체가 훨씬 더 견고해야 하지 않나.

▷당연하다. 사람을 이동시킬 경우 기체 안전성 인증 기준이 훨씬 더 높아야 한다. 대상이 사람이냐 물건이냐에 따라 비행체 디자인도 다르게 할 수 있다.

―정부(국토교통부)는 당장 4년 뒤부터 에어택시를 띄우겠다고 했다.

▷선제적으로 먼저 허용한 건 긍정적이다. 미국, 독일 등의 회사가 기체 인증을 받아 2025년께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건 가능할 것이다. 다만 비행체가 뜨고 내릴 '버티포트' 건설부터 주력해야 한다. UAM이 수직(버티컬)으로 이착륙하니 기존 에어포트(공항) 개념에 더해 우리는 버티포트라고 부른다.

―수소연료전지나 자율비행 기술도 들어가나.

▷수소연료전지 활용은 가능하다. 다만 현재 수소전기차에 쓰이는 형태를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어 UAM용으로 별도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차가 늘어나듯 우리 UAM도 자율비행을 목표로 한다. 물론 상용화 초기에는 조종사가 있어야 할 테지만 향후 기술적으로는 무인 운용을 생각하고 있다. 정부 허가도 필요하다.

―그간 UAM을 개발해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조직 업무 문화를 바꾸고자 했다. 이른바 '러닝 바이 두잉(Learnig by Doing)'으로. 뭐든 일단 해보면서 배우자는 것이다. 머릿속으로 아무리 시뮬레이션을 잘해도 실제로 비행체를 날려보면 완전히 다른 상황을 마주한다. 여러 번 띄워보면서 연구해야 개발 기간도 단축되는데, 이게 가능하려면 중간에 실패가 잦은 걸 용납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 철저히 개발한 뒤 막판에 한 번 크게 실패하는 것보단 중간에 작은 실패를 여러 번 하는 게 훨씬 낫다.

▶▶ 신 사장은…

△1959년 서울 출생 △1982년 연세대 기계공학과 졸업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대학원 기계공학 석사 △버지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 기계공학 박사 △198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입사 △2008년 NASA 항공연구기술개발국장 △2019년 현대차그룹 UAM 사업부장(부사장) △2020년 사장 승진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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