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세에..A급 회사채도 수요미달 속출
기관 투자자 투자심리 냉각
코리아세븐·풀무원 등 5곳
회사채 수요예측서 완판 실패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이후 회사채 발행에 나선 A급 기업 중 5곳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물량이 쌓이며 흥행에 실패했다. 미매각이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모집액만큼의 매수 주문을 확보하지 못한 것을 말한다. 통상 주관사단이 미달 물량을 나눠서 인수하는 편이다.
미매각 행렬이 시작된 건 전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코리아세븐(신용도 A+)과 풀무원식품(A-)부터였다. 두 회사 모두 만기 5년짜리 회사채를 500억원어치 모집했는데 각각 400억원, 320억원 규모의 물량이 미매각됐다. 디티알오토모티브(A0)도 1500억원을 모집했으나 투자자들의 매수 주문은 모집액의 72%에 그쳤다.
코리아세븐과 풀무원식품은 기관들의 선호도가 낮은 5년물을 발행했고, 디티알오토모티브는 두산공작기계 인수에 따른 부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이달 들어선 A급 기업들의 미매각 빈도가 높아졌다. 500억원을 모집했던 더블유게임즈에 들어온 주문액은 70억원에 불과했다. 1년 내 등급 상승 가능성이 높은 HK이노엔(A-)뿐 아니라 우리종합금융(A0)도 각각 2년물, 1.5년물에서 미달을 남겼다. '찍기만 하면 완판'이란 말이 심심치 않게 돌았던 상반기와 비교하면 온도 차가 커진 것이다.
이 같은 달라진 분위기에 대해 시장에선 금리 상승 국면에서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큰손 투자자들이 움츠러들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오후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889%로 나타났다. 20일엔 2018년 12월 이후 약 3년 만에 1.9%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치는 하락해, 기관이 들고 있는 채권의 평가 손실이 커진다. 채권 투자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여지를 남겨둔 점도 기관들을 머뭇거리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11월 이후 A급 회사채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라 전망하기도 한다. 수요를 넉넉히 확보해 조달 비용을 낮추기 어렵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무리하게 발행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기업 자금담당자는 "금리가 지나치게 튀어 수요예측을 통해 금리 절감이 어렵게 된 상황"이라며 "기관들도 소극적인 분위기라 내년 초로 발행을 미루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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