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ESG로 '빅립' 거둬 나누는 새로운 그룹 스토리 만들자"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 1% 줄이는 데 SK그룹이 앞장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16년부터 각 사들이 치열하게 '딥체인지(Deep Change)'를 실행한 결과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기반으로 더 큰 결실을 거둬 이해관계자와 나누는 새로운 그룹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2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CEO세미나' 폐막 스피치를 통해 "딥체인지 여정의 마지막 단계는 ESG를 바탕으로 관계사의 스토리를 엮어 SK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간명한 그룹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빅립(Big Reap, 더 큰 수확)'을 거두고, 이해관계자와 함께 나눠야 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CEO세미나'에서 폐막 스피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

최 회장이 언급한 '빅립'은 ESG 중심의 그룹 스토리를 통해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창출하고, 이를 이해관계자들과 나눈다는 점에서 SK의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에 최 회장은 SK의 경영철학과 가치를 더 크게 퍼져나가게 하는 '빅립'의 관점에서 오는 2030년까지 그룹이 목표로 삼아야 하는 ESG별 세부 스토리를 직접 디자인해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제안했다.

먼저 최 회장은 환경 스토리를 통해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 톤)의 1% 정도인 2억 톤의 탄소를 SK그룹이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도전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어 "석유화학업종을 주력으로 사업을 영위해 온 SK가 지금까지 발생시킨 누적 탄소량이 개략 4억5천만 톤에 이르는데 이를 빠른 시일 내에 모두 제거하는 것이 소명"이라며 "미래 저탄소 친환경 사업의 선두를 이끈다는 사명감으로 2035년 전후로 SK의 누적 배출량과 감축량이 상쇄되는 '탄소발자국 제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생각보다 매우 빠른 시간 내에 탄소가격이 톤당 100달러를 초과할 뿐 아니라 지속 상승할 것"이라며 "따라서 향후의 사업계획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조건 하에서 수립해야하고 탄소발자국 '제로'에 도달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의 진화와 첨단 기술 개발에 모든 관계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 CEO들은 기존 사업 분야에서 공정 효율을 개선하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등 방식으로 감축 목표인 2억 톤 중 5천만 톤을 감축해 나가기로 했다. 나아가 전기차배터리와 수소 등 친환경 신사업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협력사 지원을 비롯한 밸류체인을 관리해 나머지 1억5천만 톤 이상을 추가로 감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스토리와 관련해 "사회적 가치는 결국 구성원의 행복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이라며 "2030년 30조 이상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지속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스토리에 대해서는 "이사회 중심 시스템 경영으로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며 "여러 도전은 있겠지만 글로벌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혁신을 이뤄내자"고 당부했다.

이번 SK CEO 세미나는 20~22일 진행됐다. 이들은 세미나를 통해 ▲넷제로(net zero) ▲파이낸셜 스토리 ▲행복경영의 실행력 강화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CE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구성원의 행복 조건이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행복경영의 실천을 일과 제도 중심에서 정서·신체·정신 건강 영역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SK 관계자는 "SK의 딥체인지 추진이 개별 회사의 파이낸셜 스토리 완성 차원을 넘어 ESG 바탕의 차별적인 철학과 가치를 지닌 그룹 스토리로 한층 진화해야 하는 새로운 여정으로 나아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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