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 사상' 금천 가스누출.. "스위치 눌려 있었다" 경찰 수사

이영관 기자 2021. 10. 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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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 사고 현장에 소방 및 유해물질 탐지분석 차량 등이 대기하는 모습 /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공사현장 지하에서 화재진압용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2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 시설을 작동시키는 화재경보기의 스위치가 눌려 있던 정황을 파악했다.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이 사고가 기기 오작동으로 벌어졌는지, 누군가 고의로 저질렀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23일 오전 8시 52분쯤 서울 금천구 가산메트로 지식산업센터 공사현장 지하 3층에서 화재에 대비해 설치한 130병의 이산화탄소 소화설비 중 123병에서 가스가 누출됐다. 이산화탄소를 흡입한 채로 방치될 경우 중추 신경 마비 등으로 단시간 내 사망할 수 있다. 이 사고로 지하 3층에서 보온재를 덮는 작업을 하던 50대 남성과 40대 남성 등 2명이 숨졌다. 이밖에 지하 3층과 4층에서 작업하던 17명이 경상,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소방차 등 차량 56대와 소방관 등 인력 248명을 투입해 오후 12시 42분까지 인명검색을 진행했다.

이 사고에 대한 범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는 화재가 감지될 경우 자동으로 나오는 구조인데, 사고 현장에 화재 흔적은 없었고 화재경보기 버튼을 수동으로 누른 흔적이 파악됐기 때문이다. 오작동한 기계를 끄기 위해 사후에 버튼을 눌렀거나, 누군가 고의 혹은 실수로 버튼을 눌렀을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한 전담팀을 편성해 공사 현장 책임자 등을 23일부터 소환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경위로 이산화탄소 가스가 방출이 됐는지, 버튼이 수동으로 눌려있던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이르면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사망자 부검을 신청할 계획이다.

23일 현장을 찾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책임자를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을 조속히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경찰과 소방, 국과수는 이번 주 내로 합동 감식을 벌여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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