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사망 사건, 집에서 숨진 직원에 살인 혐의 검토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남녀 직원 2명이 쓰러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사건 이튿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또 다른 직원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했는데, 이 혐의를 살인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이 혐의 변경을 검토하는 건 쓰러진 뒤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남성 직원 B씨가 23일 오후 숨졌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지난 18일 오후 2시 사무실에서 남녀 직원 2명이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시고 연달아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시작됐다. 이 회사 직원 A씨는 이튿날인 19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그의 집에서 아지드화나트륨과 메탄올, 수산화나트륨 등 독성 물질이 든 용기가 여럿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 B씨의 혈액에서 A씨의 집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의 독성 물질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B씨처럼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시고 쓰러진 또 다른 직원 C씨는 의식을 회복했다. 이 회사에선 지난 10일에도 A씨와 함께 사택에 살았던 직원이 탄산음료를 마신 뒤 쓰러졌다가 회복한 일이 있었다.
통상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된다. 하지만 경찰은 이 사건의 경위를 밝히기 위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이 돼야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할 수 있다”며 “A씨가 숨졌지만 입건 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피해자 B씨를 오는 25일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이 사건의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밝히기 위해 A씨의 주변인 조사와 독극물 구입 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선 조사에서 이 회사 직원들은 A씨가 지방 발령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거나 그가 업무 역량과 관련해 부족함을 지적받았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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