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건희 회장 1주기..이재용 '뉴 삼성' 경영 행보 주목

이나리 기자 2021. 10. 2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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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노사관계 개선·美 반도체 공장 투자 등 경영과제 산적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부친인 고(故) 이건희(1942~2020) 전 회장 타계 1주기를 기점으로 산적한 경영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보에 나설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부친의 별세 이후 상속 관련 유산 분배와 세금 납부 등은 어느 정도 마무리했지만 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해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글로벌 1등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 ▲초격차 전략 지속에 따른 비주력 사업 정리 ▲무노조 경영 포기에 따른 노사관계 개선 등 여전히 풀기 어려운 경영 과제들을 남겨 놓고 있다.

특히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향후 관계사 T/F가 추진하는 외부 컨설팅 용역 결과 등을 검토해 지배구조 관련 개선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연간 보고서를 통해 밝힌터라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년간 국정농단 사건 재판과 수감생활로 인해 이렇다할 경영 활동을 하지 못해 왔다. 지난 8월 13일 법무부의 가석방 허가 이후 그간 제한적 대외 행보를 보이며 정중동(靜中動)에 빠진 상태다. 지난달 14일 정부 공식 행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향후 3년간 청년 일자리 3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유일한 행보다.

그러나 다음달 이 부회장이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위해 미국 출장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본격적인 대외 활동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 초 대규모 임원인사를 통해 발표한 '뉴 삼성' 비전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 美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 결정 임박

먼저 이 부회장은 글로벌 1위 도약 목표를 내세운 시스템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내달 미국 신규 공장 투자 결정을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의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 결정을 하지 못한 상태다. 공장 부지로 5곳이 검토되고 있지만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테일러시 의회는 최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위한 세제 혜택과 용수 지원 등을 포함한 지원 결의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현지 시 관계자들을 만나 공장 건설에 대한 사항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용지가 확정되면 삼성의 해외 단일투자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170억달러(약 20조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반도체 비전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향후 3년 간 240조를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 연말 인사조직개편 앞당기고 지배구조 개편 관심 집중

삼성은 매년 11월말에서 12월초 진행되는 임원 인사를 앞당기고,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 해체 후 사업부문별로 나누어진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3개 태스크포스(TF)를 재편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알려져 있다. 삼성은 BCG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이를 토대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 내에 있는 반도체(DS) 사업부문에 대한 구조개편이 진행될지 관심사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 결단이 필수적인데, 현재의 사업구조로는 제약이 많다는 인식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박스권 안에 갇혀 있는 것도 종합반도체 회사로 도약하려는 삼성의 계획과는 달리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담겨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2020년말 기준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은 대만의 TSMC가 55.6%로 삼성전자(16.4%)와는 큰 격차를 두고 있다. 그 뒤를 UMC(6.9%), 글로벌파운드리(6.6%), SMIC(4.3%)가 잇고 있다.

■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사업 역량 확대하나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 등 미래 신성장 사업 부문에 대한 사업 방향 구체화와 투자도경영 과제다. 

일단 삼성SDI의 배터리 투자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SDI는 최근 세계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투자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 조 단위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3년간 CDMO, 바이오시밀러 등에 투자해 글로벌 1위를 달성한다는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인천 송도에 4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공정 건설에만 총 1조7400억원이 투입된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지 9년 만에 CDMO 공장 3개를 완공하며 생산 규모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한편 내일(25일) 이건희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수원 선영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유족과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해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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