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소시오' 부인 감싼 원희룡 "대통령 건강 공적영역..정신병원 강제입원, 국민위협"

한기호 2021. 10. 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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元 "韓·美 전현직 대통령들 정신분석 글 넘쳐..사생활 타령은 이재명이 처음"
元, 與현근택과 방송중 말싸움..'강윤형, 신경정신의학회 구두경고' 보도에 "명백한 거짓" 방어
인터넷선 '베리 골드워터 룰' '시민 강제입원' 갑론을박 확산
지난 10월20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경북도당에서 진행된 '이재명 압송 작전 올데이 LIVE' 유튜브 방송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0월20일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 '매일신문'의 '매일 관풍루' 프로그램에 출연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 부인 강윤형 신경전문과 전문의.매일신문 유튜브 영상 갈무리
'조국 사태' 이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을 탈퇴한 권경애 변호사의 24일자 페이스북 일부 게시물 갈무리.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24일 부인이자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강윤형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소시오패스나 안티소셜(Antisocial·반사회적) 경향을 보인다"고 밝힌 것에 대해, 공적 인물인 대통령후보 검증 차원의 발언으로 직업윤리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신경정신의학회 측이 강씨에게 의사 윤리위반으로 구두경고를 했다고 보도한 한 의료계 매체엔 "명백한 거짓 보도"라며 학회 측에서 항의공문을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과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에겐 정신건강 조차도 사적 영역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전·현직 대통령들도 같은 검증 과정을 겪었지만 프라이버시(사생활) 타령은 이재명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의 분석 글들은 지금도 검색하면 여러 글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당시 아무도 제재하지 않았다. 때론 지나치게 편향적인 듯한 분석도 있는듯 했지만 전문가의 개인적인 견해로 폭넓게 용인됐다"며 "그들은 모두 의사로서 직업 윤리를 위반한 것이냐.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 전 지사는 "미국에서도 대선 당시,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분석 글들이 넘쳐 났다"며 "개인의 질환이 '타인에게 심각한 위해를 입힐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대중에게 경고할 윤리적 책임이 있다'는 직업윤리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또한, 이 후보가 '타인에게 심각한 위해를 입힐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본다"며 "(직업윤리상) 기준은 명확하다. '공적인 영역'으로 다룰 것이냐,'사적인 영역'으로 다룰 것이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돼서도, 합당치 않은 이유로 국민들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면, 국민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런 모든 검증 과정들이 불편하고, 불만이시면대통령 선거 안 나오시면 된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앞서 강씨는 지난 20일 대구 매일신문의 유튜브 채널 프로그램 '매일 관풍루'에 출연해 이 후보의 언행을 두고 "(이중인격을 뜻하는) '야누스의 두 얼굴'이나 '지킬 앤드 하이드'라기보단 소시오패스나 안티소셜 경향을 보인다"고 말해 여당 측의 반발을 불렀다.

강씨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라고 얘기하는데, 자신은 괴롭지 않고 주변이 괴롭다"며 "이 후보는 대장동 특혜 의혹 국정감사 태도, 형과 형수한테 한 욕설 파동, 김부선씨와 연애 소동 등을 볼 때 남의 고통이나 피해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소견의 근거로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23일 MBC라디오 '정치인싸'는 원 전 지사를 게스트로 초청한 가운데 진행자(이일후 MBC 아나운서)가 "(부인의 소시오패스 발언은) 원 전 지사 본인과 의논하고 발언한 것이냐"고 물었다.

원 전 지사는 "발언 자체를 상의한 건 아니다. 다만 제주지사로 있을 때부터 이 지사와 직접 접촉하며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며 "특별한 일이 있을 때는 (아내와) 의견을 주고받았다. 나는 전문지식이 없으니 '(이 지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아내와 얘기했다"고 답했다.

이어 "일각에서 구체적 검진도 하지 않고 어떻게 의견을 얘기하냐고 하는데, 행동 패턴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정보를 취합해 (의사가) 자신이 가진 전문적 소견에 비춰 의견을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지낸 현근택 변호사는 함께 출연한 자리에서 원 전 지사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생각이 없으신 것 같다"며 "이 부분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과 허위사실(유포)에도 해당하고 분명히 민사상 불법행위"라고 따졌다.

이어 "상대 당 후보로 확정된 분에게 소시오패스 등의 발언을 하는 것은 인신공격이다. 공개적으로 사과하라"며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검토한다고 압박했다. 그러자 원 전 지사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며 "언제든 응하겠고, 이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고 맞섰고, 이에 반발한 현 변호사와 양측이 고성 설전을 주고 받다가 현 변호사의 도중 퇴장으로 방송사고로 이어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23일 민주당은 서용주 상근부대변인 논평에서 "원 전 지사 부인 발언은 의사 윤리위반으로 구두 경고를 받았을 뿐 아니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소지가 다분하다는 법조계 판단까지 나온다"고 주장하며 원 전 지사에게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원희룡 캠프는 이날 공지문에서 "원 후보 배우자 강윤형 박사가 신경정신의학회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았다는 것은 허위사실"이라며 "신경정신의학회 측에서 이를 처음 보도한 '청년의사' 매체에 항의공문을 발송했다고 한다. '구두경고'를 보도 인용한 관련 기사에 대해서는 정정보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프는 신보라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해당 매체에 "즉각 관련 기사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사과하고 기사를 즉각 내리라"고 요구하는 한편 민주당엔 "최소한의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으면서 거짓을 사실로 둔갑시켜 무분별한 공격을 일삼는 것이다. 매일신문 유튜브 강 박사의 발언부터 제대로 봤나. 허위사실 유포는 누가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강씨의 소시오패스 소견에 대한 갑론을박도 일고 있다. 이른바 '조국 흑서' 공동 필진인 권경애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으로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정신과 의사의 '골드워터 룰'과 경고 의무" 글을 공유하며 "강씨의 경고를 국민이 귀담아 들을 이유는 차고 넘친다"고 말했다.

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한 페이스북 이용자 글을 인용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이건 '골드워터 룰' 등 직업윤리 이전의 문제"라며 "이재명이든 트럼프든 비판하고 싶으면 그냥 자질이나 인성에 문제가 있다, 쉽게 말해 나쁜놈이라고 말하면 되는 것이지 그걸 정신장애와 연관시켜 말하는 것 자체가 전문가의 권위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호응하듯 권 변호사는 "강씨가 원 후보 부인이 아니었다면 전문가의 경고로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면서도 "'소시오패스'라는 규정이 정치적 공격의 언사로 사용되는 것에는 반대한다. 강씨도 자신의 정치적 위치를 고려해서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발언을 한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다만 권 변호사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자신과 언쟁을 벌인 트위터 이용자에게 "그런 발작은 아주 위험한 정신병 증세일 수 있다"거나, "이분은 간질 있으신가 본데 누가 정신병원좀 안내해달라"고 비꼰 전력을 조명해 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친형(故 이재선씨) 정신병원 강제입원 사실 관련 경기도지사 선거 토론회 중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무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박상옥 대법관이 낸 소수의견도 덧붙였다.

과거 친문(親문재인)에서 탈문(脫문재인)으로 변모한 시사평론가 유재일씨는 이를 겨냥한 듯 페이스북에서 "대선 후보를 정신병자라는 건 문제겠지. 그럼 그 후보가 시민에게 정신병자라는 것도 문제겠지?"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성남시' 당시 25명에 이른 정신병동 강제입원 사례 중 1명으로서 피해를 호소해 온 김사랑씨도 유씨의 글에 이 후보 과거 행적 트위터와 기사 캡처를 올리며 호응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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