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양기원 "식욕억제제 먹고 환청, 환각 시달려..마약혐의로 체포"

강주일 기자 2021. 10. 2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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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배우 양기원이 길거리에서 기괴한 행동을 보여 경찰에 체포됐던 과거를 회상하며, 식욕억제제의 부작용을 폭로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나비약과 뼈말라족’ 편에서는 길거리에서 이상 행동을 보여 경찰에 체포됐던 배우 양기원이 출연했다.

양기원은 지난 2019년 4월 12일 새벽 서울 학동역 부근에서 허공에 주먹을 날리고 길에 누웠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다 급기야 차에 뛰어드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 이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양기원은 “그날 콩알탄 같은거 수백개가 몸에서 터지는 느낌이 ‘파파팍’ 들었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였다”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환청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환청이 들렸다. 악마가 있다면 이런 게 악마일까 모르겠는데, 싸워, 싸워, 계속 싸워’(라는 소리가 들렸다) 하얀색 빛 같은 게 막 몸에 들어왔다”면서 “계속 싸워 믿음을 증명해보라는 환청을 들었다. 나는 선택받은 사람이구나, 나는 스페셜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이상행동에 마약 투약, 혹은 술에 취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둘 다 아니었다. 그날은 술도 마시지 않았다. ‘나비약’이라 불리는 식욕억제제를 먹었을 뿐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양기원은 식욕억제제를 먹데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배우로 일하면서 배역에 따라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줄이거나 늘이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왔으나 한번 체중이 크게 늘어난 뒤에는 운동만으로 몸이 줄어들지 않았다. 이에 여동생으로부터 식욕억제제의 존재를 듣게 됐고 가볍게 생각하고 먹게 됐다고 했다.

그는 “26살에 배우 일을 하면서 증량을 하게됐다. 15kg, 20kg, 100kg 까지 찌위봤다. 운동을 많이 했으니까 뺄 자신이 있었다. 근데 (그 즈음에는) 한번 찌우니까 안 빠지더라”면서 “그때는 이걸 약으로 생각 안했다. 시중에 파는 흔한 다이어트 보조제 정도로 인식했다”고 했다.

그가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먹기 시작한 약은 펜디메트라진 성분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 약 때문에 환청, 환각 등 부작용에 시달렸던 이들을 찾아갔고 오남용되고 있는 실태를 파헤쳤다.

양기원은 경찰 조사 당시 “한번에 8알을 먹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방송에서 “한번에 8알을 먹지는 않았다. 그날은 약을 다시 먹은지 이틀째였다. 오전에 둘, 저녁에 둘 (먹었다) 이틀이면 8알이었다. 미친 사람이 될 바야에 다량의 약을 먹었다고 해야 사람들이 이해할거라 나름대로 생각해서(그렇게 말했다) 사실 (이 약을 한 번에)2알 이상 먹어본 적이 없다. 한 알만 먹어도 몸이 힘들다”고 말했다. 정량을 먹었음에도 부작용에 시달린 것이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양기원이 먹은 약은 약의 모양에서 이름을 따 ‘나비약’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알’ 제작진은‘나비약’과 이상 행동의 관련성을 확인하고자 실제로 체중 조절을 위해 이 약을 먹어봤다는 다수의 복용자들을 만났다. 그 중 상당수가 우울과 환청, 환각 등의 부작용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부작용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병원에서 처방 받아야만 구할 수 있는 이 약이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불법으로 이 약을 구하고자 하는 이들은 일명 ‘프로아나’로 불리는 10대들이었다. 이들은 30-40kg대의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먹토’ ‘초절식’을 감행하며, ‘뼈말라’ 몸무게를 원하는 청소년들이다.

이 약은 16세 미만에겐 처방되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부모 몰래 대리 구매를 이용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이 약을 복용할 경우 악영향이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이 만난 청소년 중 일부토 이미 건강에 이상이 발생한 상태였다. 위험한 만큼 효과가 확실하고, 중독성이 강해 한 번 손을 대면 끊기 어렵다는 식욕억제제. 어떤 이들은 부작용을 노리고 마약 대신 복용하기도 하고 있었다.

양기원은 “지금은 식욕억제제를 안 먹는다. 이 방송이 나한테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내 얼굴이 (방송에) 나갈 텐데, 그 약을 처방 받으려고 하면 얼마나 한심하게 보겠나. 근본적인 비만 치료는 내가 나를 사랑하는 거다. 결국엔 나를 지키는 용기를 주는 과제였다”고 말했다.

한편, 양기원은 제주도에서 가족과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는 영화 ‘바람’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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