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드윈, '콜드 건'이라며 받은 총서 실탄 발사..5일 전에도 비슷한 사고
[경향신문]
미국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알렉 볼드윈(63)이 영화 촬영 도중 사용한 소품 권총에서 실탄이 발사돼 한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 당일 소품 담당 조감독이 볼드윈에게 해당 총을 건네면서 실탄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일어나기 며칠 전에도 소품 총에서 실탄이 발사됐다는 점도 드러나 할리우드 영화 촬영 현장에서 무기류 소품 안전 관리가 소홀히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은 23일(현지시간) 샌타페이 카운티 보안관실이 법원에 제출한 수색영장 기록을 입수해 사건이 일어난 지난 21일 조감독이 소품 총 3정 중 하나를 집어들고 “콜드 건”이라고 말하면서 볼드윈에게 건넸다고 보도했다. ‘콜드 건’은 실탄이 없고 공포탄으로 채워진 소품 총이라는 뜻의 미국 영화계 용어다. 소품 총을 건넨 조감독 역시 경찰에 실탄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볼드윈은 지난 21일 뉴멕시코주 산타페이 남부 한 목장에서 서부 영화 <러스트> 촬영 도중 실탄이 장전된 소품 총을 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촬영감독 헐리나 허친스(42)가 숨지고 감독 조엘 소자가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우발적 사고로 보고 볼드윈과 조감독에게 형사상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으며 검찰은 현장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사건 직후 샌타페이 카운티 보안관실은 소품 총과 탄약, 촬영 장비를 비롯해 볼드윈이 입었던 의상까지 모두 압수했다.
볼드윈은 사고 이튿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이번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규명하기 위해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허친스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 사고에 대한 충격과 슬픔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러스트> 촬영 현장에서 총기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왔다는 점도 지적됐다. 2명의 <러스트> 제작진들은 이번 사고가 나기 불과 5일 전 볼드윈의 스턴트맨이 쏜 소품 총에서 실탄이 두발 발사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LA타임스에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제작진은 “촬영장 현장 매니저에게 총기 안전 문제를 항의했지만 회의는 없었고 (촬영을) 서두르기만 했다”고 말했다.
무기류 소품 안전을 담당하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지난 10년간 콘텐츠 수요가 급증했지만, 영화 제작사들은 소품용 무기 관리 적임자를 찾을 수 없어 경력이 거의 없는 제작진을 고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AP통신은 <러스트>에서 무기류 소품 안전 책임을 총괄한 해나 구티에레즈의 관련 경력이 짧았다고 전했다. 구티에레즈는 지난달 한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디 올드 웨이>라는 영화에서 무기류 안전 담당으로 얼마전 첫 역할을 마쳤으며, “준비가 됐는지 확신할 수 없어 이 일을 안 맡으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멕시코주 보건안전국은 경찰과 함께 <러스트> 제작진이 총기 안전 규정을 준수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미 배우 알렉볼드윈, 촬영 중 총기사고···촬영감독 사망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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