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플레이션 시대, 자산관리 난이도 올라간다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박순현 부장] 2021년 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인류가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을 목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마이너스 유가를 우려하던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원자재 가격부터 중고차 가격까지 세상의 물건 가격이 너무 올라 경제활동을 방해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특히, 투자의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은 시장 참여자들의 셈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은 세계 유동성을 조절하는 중앙은행들의 정책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백신 보급이 시작된 후 세계는 바이러스에 빠르게 적응해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대형 제약사인 머크(MSD)가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몰누피라비르)의 임상 3상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한층 더 높였다. 이제 바이러스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 되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영국, 싱가포르 등 많은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 시대를 선언하고 있으며, 조만간 한국 정부도 이와 비슷한 경로를 따라갈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지난해 바이러스로 전세계 경제활동이 일시에 멈췄다가 재가동되는 과정에서 공급망 차질이 발생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위드 코로나’로 경제 활동이 더 가속화된다면 이는 인플레이션을 장기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문제는 성장보다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며 이 경우 정책 입안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정책 당국은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물가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금리의 레벨은 코로나 이전 수준 또는 그보다 높은 수준으로 회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금리, 즉 할인율이 높아지는 국면에서는 자산관리의 난이도가 올라가게 된다. 금리가 상승한다고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가격이 무조건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는 투자자들이 새롭게 대처해야 하는 환경임은 분명하다. 지난해 금리 하락기에 ‘동학개미운동’과 함께 투자를 시작한 이들은 더욱 더 큰 불안감을 갖게 될 수 있다. 금리의 등락에 따라 시장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고 산업별 종목별 편차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특정 전망 하에 단일 자산에 투자했을 때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과거보다 높아졌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가장 먼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위험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고 통화를 다각화하고, 한 자산군 내에서도 철저하게 옥석 가리기를 통해 선별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한 투자자들에게 한국 주식시장 안에만 머물 필요가 없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자신의 투자 유니버스를 글로벌로 확장하면, 과거 금리 상승기에 더 좋은 성과를 보였던 투자 솔루션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산관리의 핵심은 변동성을 관리하는 작업이다. ‘금리’라는 시장의 큰 변수가 꿈틀대는 지금이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을 준비할 때일지도 모른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누구집]오뚜기 딸 '함연지' 한강뷰 보이는 집은 어디?
- '이재영·다영 있다고 올림픽 성적 좋았을까' 김희진 소신 발언
- '가슴 만지며 성추행?' 박군 前소속사, 동료가수 부추겨 음해
- '2억→1억5000만원으로'..더 쪼그라드는 주담대
- '내가 좀 잘 벗긴다' 환자 성추행한 도수치료사 '무죄→유죄'
- '위드 코로나' 밑그림..식당·카페 시간제한 해제 '유력'
- 문화재·맹꽁이 덮어.."대장동 첫 삽 뜨게 해준 건 곽상도?"
- '0 하나 실수에'..1억 6000만원 아파트 10배 웃돈 낙찰
- 美매체 김여정 쿠데타설에..국정원 "전혀 사실 아냐"
- '2154명과 잠자리' 스페인 前국왕, '성욕억제제 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