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어디까지 먹어봤니'.. 금기 깨고 눈길 끄는 이색 메뉴

윤희훈 기자 2021. 10. 24. 0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BBQ, 기름에 탄 듯한 '까만색' 먹물 치킨 출시
젤리 얹은 치킨에 오징어치킨까지 '관심 집중'
이색 음식 선호하는 MZ 세대 겨냥..자칫하다 브랜드 가치 하락될 수도

BBQ가 치킨업계 금기를 깬 ‘까먹(물) 치킨’을 지난 21일 출시했다. 까먹치킨은 마치 기름에 오래 튀겨 탄 것처럼 보일 정도로 색이 새까맣다. 진짜로 태운 음식은 아니다. 오징어 먹물을 넣어 튀김옷을 까맣게 만든 것이다.

치킨 부위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넓적다리살(엉치살)에 오징어 먹물 튀김 옷을 입히고 황금올리브유에 바삭하게 튀겼다. 제주 감귤칩과 백년초 소스를 사용해 제주 감성도 더했다. BBQ 관계자는 “독특한 튀김 옷으로 MZ세대의 도전 정신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BQ가 가을을 맞아 출시한 신메뉴 3종 세트. /BBQ 제공

BBQ는 이와 함께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날 통닭 스타일의 ‘파더’s 치킨’도 함께 출시했다. 어릴 적 퇴근길에 아버지가 사오던 추억의 통닭이라는 향수를 담았다. 이 치킨은 알싸한 마늘향과 코끝이 찡해지는 와사비향 등 두 마리를 함께 제공한다.

겨울을 맞아 치킨이 하얀 눈을 맞은 듯한 ‘눈 맞은 닭’도 함께 내놨다. 특제 간장소스를 곁들은 다리와 날개 튀김에 마늘칩을 소복이 쌓아 올렸다. BBQ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아게는 이색 메뉴로, 기성세대에는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메뉴를 기획했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는 신제품을 적극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이색 치킨’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bhc치킨은 이달 초 로제 치킨에 젤리를 접목시킨 신제품 ‘로젤킹’을 출시했다. 튀김옷을 얇게 입혀 바삭하게 튀긴 치킨 위에 로제 소스를 바른 후 젤리를 얹은 제품이다.

이색 음식을 선호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메뉴였다. 하지만 반응은 엇갈린다. 치킨과 젤리의 조합이 어색하다는 혹평이 쏟아진다. 일각에서는 2015년 신호등 치킨을 컨셉으로 딸기·바나나·메론맛 치킨을 출시했던 멕시카나의 ‘후르츠 치킨’의 재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멕시카나치킨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이색 메뉴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손꼽힌다. 후르츠 치킨은 바나나킥 맛이 나는 ‘바나바나 바나치킨’, 딸기 우유 맛이 나는 ‘베리베리 딸기치킨’, 메로나 맛이 나는 ‘메롱메롱 메론치킨’으로 구성됐다. 멕시카나는 여기에 커피맛 치킨인 ‘달콤라떼치킨’까지 출시했다. 이어 롯데제과와 손잡고 ‘치토스 치킨’을, 농심과 손잡고 ‘오징어짬뽕 치킨’ 까지 출시했다.

멕시카나 치킨의 신메뉴 출시 예고 광고. 향수병과 향수 미스트로 치킨 형태를 묘사해 '향수맛 치킨'을 출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멕시카나치킨 제공

최근에는 신메뉴 출시를 예고하면서 ‘ARLMANI’ 라는 향수병과 향수액으로 치킨 형상을 표현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설마 향수맛 치킨’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다행히 신메뉴는 향수향이 아니었다. 신메뉴의 정체는 ‘마늘알마니 치킨’으로 큐브 모양 마늘을 넣어 알싸한 맛과 함께 알알이 씹히는 식감을 살린 제품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우린 깐부잖아”라는 대사로 재조명을 받은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치킨’은 오징어 관련 메뉴 ‘오징어 치킨’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대구 소재 춘옥통닭에선 민트초코시럽을 얹은 ‘민트초코치킨’을 판매 중이다. 배달앱에 ‘도전할 사람만 도전하자’고 설명이 돼 있을 정도로 맛이 독특하다.

깐부치킨에서 출시한 오징어치킨. /깐부치킨 제공

최근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소스를 사용한 신메뉴도 눈길을 끈다. 치킨 프랜차이즈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이 최근 출시한 ‘킹트리플 양념치킨’은 이 회사의 인기 메뉴인 양념 치킨 위에 달콤하고 고소한 두 가지 특제소스를 뿌려 자극적인 맛을 극대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해진 소비자의 입맛을 겨냥해 소스산업이 성장하면서, 치킨업계에서도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새로운 맛을 선보이겠다는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특히 후발주자 입장에선 한 메뉴만 히트를 치면 프랜차이즈 경쟁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할 수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후발주자들이 이색 메뉴로 주목받자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 프랜차이즈들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 눈길을 끄는 메뉴를 내놓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다만 기획 의도만 강조하다 맛을 놓쳐 혹평을 받고 기존에 쌓인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