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벼 밟았더니 돈 내놔라'..운전자 울린 황당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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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에서 직장이 있는 경기도 안성으로 통근하는 A씨(30)는 며칠 전 아찔한 경험을 했다.
도로 위에는 벼 낱알이 사방팔방 흩어져 있었다.
현장에서 어렵사리 차를 뺀 A씨는 곧 담당 경찰서에 전화해 불법 적치물 철거 요청을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일부 농민은 건조가 잘 된다는 이유로 농산물을 도로에 적치하고 있으나 엄연한 불법"이라며 "그런데도 행정기관은 관행상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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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주시 의무 위반 등 일정 과실 적용.."단속 안한 관행의 결과"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충북 청주에서 직장이 있는 경기도 안성으로 통근하는 A씨(30)는 며칠 전 아찔한 경험을 했다.
때는 지난 18일 오후 7시30분쯤. A씨는 평소처럼 근무를 마치고 퇴근길에 올랐다. 문제는 회사에서 빠져나온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터졌다.
승용차를 몰고 왕복 2차로 도로를 지나던 중 속력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는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주변을 살핀 A씨는 두 눈을 비빌 수밖에 없었다. 차 바퀴에 비닐과 천막이 뭉텅이로 휘감겨 있었기 때문이다.
도로 위에는 벼 낱알이 사방팔방 흩어져 있었다.
가로등 하나 없어 어둠이 짙게 깔린 시골길 위에 누군가 벼를 널어놓아 일어난 사고다.
수습조차 쉽지 않았다. A씨는 혼자 차 바퀴에 감긴 비닐·천막과 한참을 씨름해야 했다.
벼 낱알도 발목을 잡았다. 차 밑에 수북이 깔린 벼는 바퀴를 헛돌게 해 이동을 막았다.
현장에서 어렵사리 차를 뺀 A씨는 곧 담당 경찰서에 전화해 불법 적치물 철거 요청을 했다.
황당한 일은 다음 날부터 벌어졌다. 경찰로부터 '벼 주인이 보상을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벼 주인은 쌀 20포대 분량과 찢어진 비닐과 천막 보상 명목으로 50만원을 요구했다. 어찌 보면 피해자인 A씨가 한순간에 가해자로 몰린 순간이다.
경찰에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합의 권고만 돌아왔다.
결국, A씨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보험처리를 해줘야 했다. 최종 합의금은 40만원이다.
그는 "사고가 난 도로는 가로등이 없어 바닥 상황을 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당일에도 시속 40㎞로 서행했는데 봉변을 당했다"면서 "억울한 마음이 크지만 벼 주인이 막무가내라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보상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일을 경험한 뒤로는 시골길 말고 조금 멀리 돌더라도 큰길로만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수확 철인 요즘 도로 위에 농작물을 불법으로 쌓아두는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
볕 잘 들고 널찍한 곳이라면 어디든 건조 장소로 쓰인다. 특히 차량 통행이 적은 마을 도로나 농어촌 도로에서 극성을 부린다.
올해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가을장마 탓에 물 먹은(?) 농작물이 많아서다. 운전자 처지에서는 도처에 지뢰밭이 널려있는 셈이다.
현행법은 '누구든지 교통에 방해될 만한 물건을 도로에 함부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도 농작물을 도로 위에 널어두는 행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농작물 불법 적치로 말미암아 사고가 났을 때다. 운전자는 억울한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농작물 주인과 마찬가지로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통상 보험처리를 하면 전방주시 의무를 다하지 않아 농작물을 훼손했다는 이유를 들어 운전자에게 일정 과실 비율을 적용한다. 피해 정도에 따라 70% 가까이 과실을 묻는 경우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법적 소송을 통해 다퉈볼 순 있으나 소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운전자가 얻는 실익은 극히 미미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일부 농민은 건조가 잘 된다는 이유로 농산물을 도로에 적치하고 있으나 엄연한 불법"이라며 "그런데도 행정기관은 관행상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산물 불법 적치에 따른 중대 교통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하는 사항인 만큼 농번기 지자체 단위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a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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